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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슬기로운 해법 "조중동 이래도 볼 거야?"
입력 : 2014-05-07 오후 1:55:14
◇'슬기로운 해법' 포스터 (사진제공=시네마달)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국민들은 박근혜의 정부의 무능함을 알았고, 재난위기 시스템의 부재에 대해서도 알았다. 그리고 언론의 몰상식한 보도에 분노했다.
 
무분별한 속보 경쟁에서 발생한 씼을 수 없는 오보, 목숨이 오고 간 상황을 두고 쓴 어뷰징 기사,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채 정부의 말만 듣고 써내려간 기사들과 피해자를 염두하지 않은 가혹한 질문 등 언론의 폐해는 심각했다.
 
언론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컸다. 국내 언론의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언론의 폐해가 비단 세월호 참사 때만의 문제였을까. 다큐멘터리 영화 '슬기로운 해법'은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돼온 언론의 문제점을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꼬집는다. 특히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을 집중 겨냥한다.
 
영화는 지난 2012년 7월 18일 조선일보 1면에 실린 해운대 앞 물살이 사실은 2009년 태풍 당시의 사진을 쓴 것이었고, 철도노조 파업 때문에 서울대 시험에 응시하지 못해 꿈을 잃었다는 지난 2009년 중앙일보 기사는 소설이었다는 것으로 출발한다.
 
이어 국민의 3%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부동산세금정책을 두고 신조어 '세금폭탄'을 만들어내고, 저주처럼 퍼부은 기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이야기까지 조중종의 폐해 사례를 줄줄이 이어간다.
 
"조중동을 읽는 사람들은 조중동만 읽는다. 조중동에서 기사화 하지 않는 내용은 세상에 없는 얘기"라는 한 인터뷰이의 말은 조중동 언론권력의 막강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슬기로운 해법' 스틸컷 (사진제공=시네마달)
 
이러한 언론권력의 힘은 최근들어 더욱 강해졌다. 영화는 지금의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정치권력이 언론권력에게 건넨 선물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는 엄청난 특혜는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전현직 언론 종사자들도 증인으로 나선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과 언론의 가해행위를 비판하고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출소 후 월간조선과 첫 인터뷰를 진행한 신정아씨의 사례를 들어 조선일보의 영향력을 설명한다.
 
'슬기로운 해법'은 삼성으로 대표되는 자본권력에 무너진 언론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꼬집는다. 비교적 양심적이라고 하는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이 삼성에 굴복한 사연에 대해 지적하며,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도 이러한데 이미 자본권력에 굴복하고 끈끈한 유착관계를 이룬 조중동은 말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슬기로운 해법은 과연 있는 걸까.
 
◇전 KBS 정연주 사장-시사IN 주진우 기자-미디어스 한윤형 기자 (사진제공=시네마달)
 
영화는 어쩌면 진부할 수도 있는 '국민들의 참여'를 해법으로 들었다. 조중동이 아닌 타 매체의 기사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말고 그 매체를 후원하며 기자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많은 독자들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새로운 언론운동의 프레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슬기로운 해법'은 조중동의 다양한 왜곡 및 조작 사례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조중동의 의도를 알려주고 올바르게 판단하기를 요구한다. 좀 더 직접적으로는 '이런 조중동을 계속해서 볼 거냐'고 묻는 듯 하다. 아울러 적극적으로 언론개혁에 힘써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제작진이 말하는 조중동 타파의 슬기로운 해법이다.
 
영화의 아쉬운 점도 있다. 조중동의 업무환경이나 조중동 출신 기자들의 인터뷰를 담아 그 내부 시스템에 집중하지 못한 점이다. 그것이 조중동에 대한 직접적인 해부가 아니었을까 한다. 조중동 프레임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내용이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한 발 더 깊게 파고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기는 쉽지 않다. 국내 최초로 보수 언론에 일침을 쏟은 '슬기로운 해법'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원작인 '야만의 언론'을 집필한 김성재 작가는 "조중동 기자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조중동 기자들 뿐 아니라 한국 언론에 실망한 국민들이라면 볼만한 가치가 있다.
 
러닝타임 94분.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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