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 씬'에서 맹활약 중인 홍진호 (사진제공=JT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출연자 5명이 각각 자신 나름의 추리로 실제 범인의 심증과 물증을 찾아나선다. 또 다른 출연자이자 범인은 자신에게 쏟아질 증거와 의문점을 미리 파악하고 범인을 다른 사람으로 몰기 위해 시선을 분산시킨다.
제작진은 범인과 범인을 잡아야하는 다수의 머리싸움에 실제 수사과정의 방식을 도입해 긴장감을 높인다. 이는 이제껏 어떤 방송에서도 보지 못했던 추리예능 JTBC '크라임 씬'에 대한 설명이다.
소위 'RPG 추리게임'을 표방하는 '크라임 씬'은 실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현장을 재구성해 용의자가 된 6명의 출연자들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진짜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콘셉트다.
현장에서 출연자들이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을 뽑고 캐릭터가 정해진 뒤 출연자들은 현장검증과 5분 브리핑 등을 통해 범인을 추리한다. 사연이나 VCR을 보고 범인을 추리해가는 기존 추리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지닌 포인트다.
'크라임 씬'의 윤현준 PD는 "처음에 추리예능을 하고 싶었는데 기존 방식으로 하면 '뻔 하다'는 느낌을 줄 것 같아, 이 같은 방식을 도입했다"며 "시청자들도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돼 방송을 통해 추리를 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출연자들이 추리를 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은 새로운 증거들을 공개하고 출연자들은 계속해서 범인을 유추해 나간다. 이 과정에 몰입해 실제 범인을 추궁해나가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흥미를 돋운다.
시청자들 역시 제 3자의 관점에서 출연자들과 함께 추리를 해나간다. 홈페이지의 추리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엄청난 수의 글과 댓글이 모이는 등 시청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출연자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특히 박지윤의 경우 가장 뛰어난 추리를 선보이면서 가장 돋보이는 출연자로 거듭났고, 홍진호 역시 자신이 범인으로서 어떻게 피해나가야 하는 지에 대해 뛰어난 판단력을 보이며 시청자들과 다른 출연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전현무는 특유의 입담으로 예능으로서의 재미를 살리고 있으며, NS윤지 역시 범인을 잡겠다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예능에 몰입도를 높이고 있으며, 임방글 변호사도 변호사의 면모로서 논리적인 추리를 선보이고 있다.
윤현준 PD는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최대한 하고 있다. 헨리에 대한 지적이 많기는 한데 그 역시도 자신만의 추리로서 범인을 잡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출연자들의 추리의 맥락을 잘 파악하고 있어 맥 빠지는 상황은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사건이 2화로 구성된 '크라임 씬'은 12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다. 6명의 출연자가 모두 용의자이고 개개인마다 알리바이가 명확하지 않고, 범행동기도 각자 충분하다. 그러다보니 범인을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시청자들에게도 미리 범인을 알려주지 않고 문자투표를 받는 것에는 '추리의 어려움'이라는 제작진의 자신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은 두 번의 살인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첫 번째 '이 회장 살인 사건'에서는 이 회장의 딸을 소화한 임방글 변호사가 실제 범인이었지만, 출연자들은 운전기사 역을 소화한 전현무를 범인으로 몰아세웠다. 범인을 피한 뒤 임방글 변호사가 짓는 미소는 반전의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다.
두 번째 '미술실 살인 사건' 또한 톰 역할을 맡은 홍진호가 범인이었지만, 홍진호의 명석한 행동에 처음부터 가장 의심받아왔던 박지윤이 결국 범인으로 지목, 범인을 잡는데 실패했다. 비록 박지윤이 정확한 추리로 톰을 의심했지만, 현장에서 증거를 찾지 못해 범인은 잡지 못했다.
특히 '미술실 살인 사건'의 경우 마지막까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 추리예능의 재미를 더욱 살렸다. 범인을 잡는게 쉽지 않으니 더욱 몰입하게 된다. 1~2화 '이회장 살인 사건' 때는 다소 산만하게 진행됐지만, 1~2화 때의 문제점을 보완한 3~4회부터는 좀 더 매끄러워져 보는데 불편함을 주지 않았다.
윤 PD는 "사실 재밌게 만드는 게 좀 어려운 프로그램 같다"며 "정말 완벽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시행착오를 줄이는게 쉽지가 않다. 또 출연자들 역시 우리가 준비해온 추리의 맥락에 접근해야 하는데 이 역시도 짜여져 있는 게 없다. 단 하나의 실수도 하지 않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비록 제작진은 힘들다는 말을 했지만, 현재까지 '크라임 씬'은 새로운 방식으로 추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다음 주 방송에는 실제 형사까지 출연해 기존 출연자들과 함께 추리를 해나갈 예정이라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