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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 기자)구글처럼 되고 싶다면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릭 슈미트·조너선 로젠버그·앨런 이글 지음|박병화 옮김|김영사 펴냄
입력 : 2014-12-04 오전 8:48:35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How Google Works)' 제목 속에 이 책의 주제가 함축돼 있다. 구글 최고 경영진 두 사람의 목소리를 생생히 담고 있는 이 책은 구글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책은 문화/전략/재능/결정/소통/혁신/결론 등 7개 장으로 구성됐다. 구글이 현재까지 성장하는데 핵심을 이루었던 원칙들이 녹아 있다. 일사불란함 보다는 창의적인 혼란이 최고의 미덕이라 여기며,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아낌없는 투자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적인(어쩌면 한국적인) 기업문화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구글의 경영방식은 이후 페이스북과 같은 후발 벤처기업에도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온다.
 
저자인 에릭 슈미트와 조너선 로젠버그는 구글에 합류해 처음 느꼈던 문화적 충격에 대해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창업주(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와 전문 경영인(슈미트, 로젠버그)간에 드러나는 경영 마인드 차이도 또다른 재미를 준다.
 
▶전문성 : 검색을 비롯한 구글 핵심사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곳곳에 펼쳐진다. 구글에 대해 배경지식이있다면 더욱 이해가 쉽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대중성 : ‘구글 방식’에 대한 가장 생생한 개론서다. 창업주와 주요 경영진의 일화를 적재적소에 풀어놓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참신성 : 저자들은 구글 경영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이다. 외부인의 시각에서 구글을 바라본 기존의 서적과는 차별점을 가진다.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이 구글문화에 한층 가까이 접근해 있음을 느낄 것이다.
 
 
 
■요약
 
전문성과 창의력이 알파요 오메가다
 
구글은 기술자들의 집단이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경영진들도 기술 마인드가 충만한 전문가들이다. 절차적인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구글에서 전통적인 사업방식은 환영받지 못한다.
 
로젠버그가 구글에 합류한 2000년대 초반, 전통적 방식으로 정리한 제품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깔끔하고 흠잡을데 없이 마련된 계획이었지만 페이지로부터 돌아온 말은 ”기술진에게 가서 말해봐요”였다.
 
구글에서 기술진은 엔지니어에 그치지 않으며, 프로그래머와 기획자 기반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를 뜻한다. ‘전문성’과 ‘창의력’이 구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의 특성이다. 
 
신생 벤처기업이라면 창의적 인재들로 초기 구성원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 남다른 점은 직원이 수만명에 달하는 현재도 이 같은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구글의 문화는 창의적 인재들이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계급장은 벗어 던져라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주로 고위직의 몫이다. 많은 회사에서 불문율로 여겨져 온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가? 직위가 높을 수록 통찰력이 뛰어난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선뜻 나서서 반박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장 설득력 있는 사람의 주장을 따라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이 같은 ‘실력주의’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등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 저자들은 ‘반대할 의무’가 있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대의견은 선택사항이 아니고 의무가 돼야 한다. 
 
’안되는 이유’보다 ‘되는 이유’를 생각하라
 
회사가 성장하면 경영진은 내부를 통제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이 경우 회사가 택하는 손쉬운 결론은 일단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창의적인 직원들에게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의욕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하면, 이들은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이탈할 기회를 엿보게 된다. 이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면 ‘해도 된다’는 긍정의 문화를 세워야 한다.
 
저자들은 코네티컷 대학교의 전 총장인 마이클 호건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말한다. ‘된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된다는 말은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경험은 여러분을 지식과 지혜로 이끌어줄 것이다.’
 
직원 채용이 승부를 좌우한다
 
구글은 직원 채용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구글은 입사 희망자들에 대한 면접에 심혈을 기울인다. 경영진을 뽑을 때 뿐만 아니라, 신입 엔지니어를 모집할 때도 노력은 같다.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그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빈 자리가 없을 때에도, 채용은 이루어진다. 새로 영입한 인재가 새로운 업무영역과 직책을 창출할 수 있도록 회사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재들은 또다른 인재를 회사로 끌어들인다. 채용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는 것이다.
 
전문성과 창의성을 지닌 S급 인재들로 회사를 운영한다면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강화될 것이다.
 
악해지지 말자
 
구글이 급속히 성장하기 시작하던 무렵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 중 하나가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모토였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벤처 단계를 지나 전세계 I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금, 과연 구글은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저자들은 그 원칙이 중국 사업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말한다. 구글은 2000년대 중반, 중국 검색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검열을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었고, 검열 범위도 초법적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됐지만, 일단은 포르노 검색 등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하는 경우에만 검열요구를 수용하기로 결론짓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까지, 중국 사업은 순탄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2009년 말이 되자, 구글은 더 이상 줄타기를 계속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중국 해커들이 중국 인권운동가들의 지메일을 해킹하려 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악해지지 않겠다'는 원칙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었다. 슈미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브린과 페이지는 원칙을 고수하고 싶어했다.
 
기나 긴 난상토론을 통해 이들은 결국 해킹 사실을 발표하고 중국에서의 검색 검열행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의 손실은 피할 수 없었지만 전세계 이용자들로부터는 다시 한번 찬사를 받는 계기가 됐다.
 
혁신은 누구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저자들은 '혁신적'이라는 단어의 뜻을 '새롭고 놀라우며 엄청 유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매년 다양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구글 검색엔진이 대표적이며, 기발한 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는 구글 엑스팀도 빼놓을 수 없다. 널리 알려진 구글 글래스가 이 팀의 산물이며,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이나 통신장비를 장착한 대형기구를 띄워 무료통신을 제공하는 '룬 프로젝트'도 이곳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대대적인 혁신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내부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혁신 작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혁신의 권한과 책임을 특정 인물이나 조직에 맡겨버리는 데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혁신은 누군가 소유하거나 명령할 수 없으며 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 최고혁신책임자(CIO)의 역할은 혁신을 전담하는 게 아니라 회사 구성원들로 부터 혁신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책 속 밑줄 긋기
 
“반대의견이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가 되어야 한다”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에게는 “안 된다”는 말이 죽음이나 다름 없다.(중략) 부정적인 반응이 많으면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이탈하기 시작한다.”

“최고의 문화에는 야망이 담겨 있다. (중략) 실패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회사의 구성원들이 더 많이 기여해줄 것이다. 그리고 기여가 늘어나면서 요구 수준도 더 높아질 것이다. 이것이 훌륭한 문화의 힘이다.”

“어느 사업가를 막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면접이다.(중략) 최고의 면접은 친구들끼리 지적인 토론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중략) 지원자의 배경에 대해 물을 때는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을 기회를 주지 말고 그 경험에서 어떤 통찰력을 얻었는지 말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과 창의력을 갖춘 직원을 계속 근무하게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을 너무 편하게 해주지 않고 언제나 흥미로운 일거리를 찾게 만드는 것이다.”

"혁신적인 사람에게는 혁신하라는 말을 해줄 필요가 없다. 혁신을 허용하기만 하면 된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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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협 문화체육부 기자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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