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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기후변화·에너지정책 공약의 무게
입력 : 2017-02-20 오전 8:00:00
정유년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두 달째 들어서고 있다. 연말연시도 한참 지났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평상의 날은 아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비롯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이른 바 탄핵정국이다. 매 주말마다 몇십만명에 달하는 촛불민심이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모여 국정농단을 한탄하며 탄핵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탄핵 찬성이 79%, 반대는 15%로 탄핵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정치권은 탄핵을 전제 하에 움직이고 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벌써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출마선언 다음에 이어지는 것이 대선 공약 발표다.
 
주요 대선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큰 틀에서 보면 일자리정책, 국방·외교정책이 중요하다. 대부분 국민이 관심갖는 정책을 제시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이라면 국제 흐름에 맞춘 기후변화 정책과 에너지정책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해 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안전관계공약에서 탈원전 로드맵을 제시하며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은 큰 이슈 중 하나였다. 당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겠다고 하여 파문을 일으켰다. 201512월 전세계 196개국이 참여, 합의한 사항을 무시하겠다고 하니 각국의 환경지도자들에겐 충격 그 자체였다. 대통령이 된 지금도 탄소 배출이 지구 환경을 파괴한다는데 대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이 이렇게 파문을 일으키는 것은 향후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정책과 에너지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뒤집어보면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이 그만큼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이슈라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어느 후보에게서도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에 큰 변화나 쇄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을 국제적 기조의 관점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들어섰을 때라도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에 대해 구체적 공약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한다. 구체적 대안이 없다면 해법에 관한 팁을 드릴 수도 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박근혜정부의 정책을 거꾸로 하면 된다.
 
박근혜정부의 환경과 에너지정책은 역대 최악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명박정부의 ‘4대강정책과 꼴찌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12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및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기본로드맵을 확정, 발표했는데 당시 환경전문가들로부터 구체적 실행방안도 없이 목표만 제시했다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6미세먼지관리 특별대책을 내놨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정책을 재탕한 것이라거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심지어 고등어구이가 미세먼지 주요 원인이라는 웃지 못할 일도 당시 나온 것이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계획 중이거나 공사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103기를 증설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는 국내 최대 민자 화력발전소를 짓는다는 등 2029년까지 20기를 더 증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책을 발표하기에 화력발전소를 그대로 두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이같은 갈팡질팡정책의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의 업무를 환경부,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등에서 나눠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관련 업무를 국무조정실에서 총괄한다고 하는데 과연 국무조정실에서 얼마나 부처의 정책을 조정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온 정책만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뿐인데.
다음 정부에서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을 일괄적으로 담당할 부처를 만들기를 기대한다. 그게 어렵다면 대통령 직속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위원회를 만들기를 희망한다. 권한이 없는 위원회는 허수아비일 뿐이라는 건 이미 많이 보아왔으니 만든다면 부처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권한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최소한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라는 말은 듣지 않아야 할 것 아닌가.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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