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자기자본 8조원 시대를 선언했다. 압도적인 자기자본 1위 초대형 증권사로 올라서면서 증권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5일 우선주 1억3084만2000주 신주 발행을 통해 7000억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방식은 주주우선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이며, 신형 우선주 발행인 만큼 기존 보통주와 우선주 구별 없이 자사주를 제외한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증자한다.
이는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8조원을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 금융위는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4조원, 8조원에 따라 증권사에게 각각 발행어음, IMA(종합금융투자계좌)의 혜택을 부여했다.
이 같은 행보에 증권가에서는 긍정적 반응, 부정적 반응 모두 나타났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MA계좌는 실적배당상품으로 은행 계좌에 대한 대항마로 활용될 수 있다”며 “개인의 은행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Money Move)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상당히 강력한 무기라는 평가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IMA는 증권사 레버리지 대상에서 제외되며 고유재산과 구분해 회계 처리함에 따라 증권사 조달 및 운용부분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착수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 때문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공정위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발행어음 인가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로 그룹 지배구조가 어떤 식으로 바뀔지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MA 사업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향후 자기 자본을 활용하는 능력 가시화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IMA 사업의 경우 운용자산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고, 원금을 증권사가 보장해야 하므로 운용 손실이 발생할 경우 증권사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점은 단점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목표가는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이다. IBK투자증권은 목표가를 1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은 1만2000원으로 하향, 유안타증권은 1만3000원, 교보증권은 1만원으로 하향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가는 당분간 우려와 기대가 공존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장 및 감독당국의 요구가 커질 수 있으며 IMA 사업의 세부 규정을 정하는 감독당국의 보수적 관리로 사업의 실효성이 저하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가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국내 증권사 최초 자기자본 8조원 시대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