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인류의 생활을 바꾼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가 ‘스마트폰(Smart Phone)’이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 상상하던 실시간 화상통화, 필름이 없어도 언제나 어디서나 터치 한번이면 찍히는 사진. 모두 스마트폰 발명과 함께 변화한 삶이다. 그 속도 역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는 쓸모가 없던 스마트폰 카메라는 이제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촬영이 가능해졌고 멀리 있는 물체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변화는 엄청난 속도의 카메라 모듈 기술 발전이 있기에 가능했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초소형 카메라 모듈(CCM) 검사장비 업체인 하이비젼시스템을 방문했다. 회사는 비젼(Vision)인식 기술과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 기술을 결합해 카메라는 물론 스마트부품 장비까지 아우르는 독보적인 검사장비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002년 5월 설립된
하이비젼시스템(126700)은 카메라 모듈 검사 및 제조장비 전문 업체다. 비젼인식 시스템을 바탕으로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와 3D 프린터를 제조하고 있으며 올해는 카메라 신기술 추가에 따른 신규 검사 장비도 기대되고 있다.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비젼과 메카트로닉스 기술력이다. 비젼인식기술은 기계에 시각을 부여, 검사 분야에서 이미지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메카트로닉스는 기계의 전자제어 및 신호처리 기술을 의미한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하이비젼시스템 본사 전경. 사진/하이비젼시스템
“카메라모듈 기반으로 스마트 부품까지 영역 확장”
하이비젼시스템 본사에서 만난 최두원 대표는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것이 회사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며 “현재 후공정 자동화 검사 장비를 국내·외 대규모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여러 부품 중 대체품이 존재하지 않는 핵심부품 중 하나다. 특히 카메라 모듈은 고화소, 다기능 추세와 맞물려 듀얼(DUAL, 메인 카메라의 경우 고화소, 전면 카메라 영상통화용 저화소)로 장착되면서 신규 검사 장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하이비젼시스템의 매출도 성장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07%, 320.7% 대폭 증가한 1076억원, 161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사의 신기술 추가에 따른 신규 검사장비 매출이 성장을 견인하면서 회사 창립 이후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4년 매출액은 622억원 ▲2015년 876억원 ▲2016년 775억원으로 집계했다.
카메라 모듈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회사는 향후 스마트 부품 검사장비 업체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초소형 카메라모듈(CCM) 검사 장비 시장에서는 선두적인 위치에 있는 만큼 사업 영역 확장도 빠르게 이뤄졌다. 스마트 부품은 카메라 영역 외에 스마트폰에 추가된 기능을 총칭해서 표현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바이오 인식 관련 검사장비도 스마트 부품에 해당한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는 CCM 관련 매출이 회사 매출에 대다수를 차지했다면 2017년을 기점으로 점차 스마트부품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CCM 매출을 역전해 스마트부품이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원 하이비젼시스템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연구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사진/하이비젼시스템
“초기 시장 선점한 3D프린터, 향후 미래전략 사업으로 부각”
하이비젼시스템은 향후 미래 전략사업으로 3D프린터를 선정하고 지난 2014년 본격 진출했으며, 지난해 초에는 3D프린터를 주력으로 하는 자회사 큐비콘(CUBICON)을 설립했다. 3D프린터 시장은 매년 고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초기 시장 선점에 주안점을 뒀다.
회사는 보급형 산업용 3D프린터 시장에 조기 진입을 위해 시장성이 높은 FDM 3D 프린터를 개발해 2014년 말부터 시장판매를 개시했다. FDM 방식 3D 프린터는 플라스틱 소재의 필라멘트를 열로 녹인 후 상온에서 굳혀 물체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자사의 카메라모듈 장비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을 응용했다. 최 대표는 “2014년 말 3D프린터 '큐비콘' 런칭 및 판매를 개시하고, 니즈에 맞춰 신규 방식의 3D프린터를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회사의 3D프린터 매출도 성장세다. 2015년 관련 매출액은 22억7800만원에서 2016년 50억3900만원으로 증가했다.
3D프린터 사업 확장은 향후 하이비젼시스템의 개발 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 대표는 “회사가 장비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많은 부품을 3D 프린터로 미리 실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개발 비용을 낮추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3D프린터는 중장기적인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는 70~80% 성장을 목표로 장기적으로는 ‘큐비콘’의 상장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3D프린터 사업은 하이비젼시스템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사진/하이비젼시스템
증권사 “카메라모듈 검사장비 강자…올해 최대 실적 전망”
전문가들은 3D 센싱 카메라(이미지를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카메라) 및 듀얼 카메라 시장 확대로 하이비젼시스템이 고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3D 센싱 모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앞 다퉈 3D 센싱 모듈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모듈 업체들의 3D 센싱 모듈에 대한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하이비젼시스템의 검사장비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이비젼시스템의 매출액을 전년대비 38% 증가한 2085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북미 A사가 3D 센싱 카메라를 지난해 전략폰 모델에 채택해 Face ID(얼굴인식) 기능을 구현했다”며 “회사의 3D 센싱 카메라 관련 검사장비 매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국내 S사의 듀얼 카메라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국내 S사향 매출은 지난해 17.3%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전략폰에 듀얼 카메라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인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비젼시스템 매출추이 및 비중. 자료/하이비젼시스템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