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가 적발된 국민·KEB하나·부산·광주·대구은행 등 5곳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은행권 가운데 채용비리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KEB하나은행으로 나타났으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조카 등도 특혜 채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백아란기자
31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국내 11개 시중은행에 대해 현장 검사를 벌여 모두 22건의 채용비리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당초 금감원은 해당 은행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국민·KEB하나은행과 부산·광주·대구은행 등 지방은행 3곳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특혜 채용 의혹 사례가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2016년도 신규 채용 과정에서 6건의 채용 청탁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정 대학 출신 합격을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한 사안은 7건으로 나왔다.
특히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던 사외이사 관련자를 전형 공고에 없는 '글로벌 우대' 전형으로 통과시킨 후 임원면접 점수도 임의 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계열 카드사 사장 지인 자녀의 임원면접 점수를 4.2점에서 4.6점으로 높여 최종합격 시키고, 서울대나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대학 출신 학생의 임원면접 점수를 고의로 올린 사례도 발각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5년 신규 채용 당시 모두 3건의 채용청탁이 적발됐다. 당시 국민은행은 서류 전형에서 최하위 수준을 받은 전 사외이사 자녀를 최종합격자로 뽑았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하위권이던 최고 경영진 조카를 2차 면접에서 최고등급을 매겨 120명 중 4등으로 최종 합격시켰다. 최고 경영진은 2015년 KB금융회장 겸 국민은행장을 맡고 있던 윤종규 회장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지주 대구은행 또한 채용전형을 불공정하게 운영한 사례가 총 3건으로 나왔다.
대구은행은 2016년 채용 시 인성점수가 합격 기준 미달이던 은행 임직원 관련 지원자 3명을 최종 합격시켰다. 이를 위해 대구은행은 간이면접에서 최고등급(AA)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버지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광주은행은 2015년 신규 채용 시 인사담당 부행장보가 자녀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총 2건이 적발된 부산은행은 면접 전 인사부 직원이 비공식적으로 지원자를 면담해 특이 사항을 은행장 등에게 보고했다. 이와 함께 여성 합격 인원을 임의로 늘린 후 전 국회의원 자녀 등 2명 지원자를 합격시켰다.
한편 금융당국은 검사 결과 드러나 채용비리 정황에 대해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채용절차 미흡 사례에 대해선 경영유의 또는 개선조치로 지도할 방침이다. 이밖에 은행별 모범사례와 미흡사항 등을 토대로 전국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채용절차 BEST Practice 마련을 추진키로 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