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의학기술 발전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골절의 경우 엑스레이(X-ray) 촬영을 하고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뇌종양, 자궁경부암 등 각종 진단 질병이 가능하다. 반면 위장이나 대장, 소장 등은 직접 의사가 눈으로 확인해야만 정확한 질병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는 감염이나 수면마취 위험 속에 수면 내시경을 받거나, 긴 관이 몸을 통과하는 불쾌감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점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은 캡슐 하나로 몸 구석구석을 사진 찍는 기술이 나왔다. 캡슐내시경은 소장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이제는 위와 대장에도 적용해 보다 편리하게 질병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세계적으로는 최대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인 메드트로닉이 주도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인트로메딕(150840)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점차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인트로메딕은 영상 진단 의료기기인 캡슐내시경과 일회용 연성내시경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2013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16년 10월부터 평촌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인트로메딕의 평촌 사무소에서 이병석 기술연구소 연구소장과 조진택 상무이사(COO)를 만나 올해의 연구개발(R&D) 방향과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인트로메딕 연구소 전경. 사진/인트로메딕
“중국 위장용 캡슐내시경 진입 노린다”
캡슐내시경은 지난 2001년 이스라엘 기업이 최초로 출시했다. 알약 모양의 일회용 내시경으로 입으로 삼켜 소장 등의 질병을 진단한다. 이후 소독으로 인한 교차 감염 방지 및 위생상의 안정성, 절차적인 편리함 등의 장점으로 주목받는 의료기기가 됐다. 특히 소장은 일반 내시경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해 캡슐내시경 사용의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인트로메딕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위장과 대장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위장용 캡슐 내시경 시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중국이 40만4000여명, 일본 10만7000여명, 한국 3만1000여명으로 세 나라가 전 세계 위암 환자의 약 60%을 차지했다. 이에 위암의 조기 검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실제로 중국은 의료 환경의 발달로 인해 국민 1인당 헬스케어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병석 연구소장이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트로메딕
이병석 연구소장은 “중국에서는 이미 캡슐 내시경 개발로 최상위 병원에서는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인트로메딕 역시 거대 중국 시장을 노리고 휴대용 위장용 캡슐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휴대용(Hand-held Type) 자력제어 컨트롤러를 이용해 위장 내부에서 방향과 위치를 제어할 수 있고, 주요 부위의 영상을 촬영한다. 휴대용 위장용 캡슐내시경은 국내 임상을 통해 위장 검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임상을 통해 유효성 입증 및 CE 인증을 받았다.
현재 중국에서는 휴대용 위장용 캡슐 내시경에 대한 판매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앞서 소장용 캡슐내시경에 대한 중국 판매 허가를 받은 만큼 이번 위장용 캡슐 내시경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이 캡슐 내시경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인트로메딕
인트로메딕은 중국 파트너사와 시장 확대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인트로메딕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매출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 판매 기업 리첸(Richen)과 2012년 9월 협력 계약을 맺었다.
대장용으로 준비 중인 캡슐 내시경은 현재 국내와 유럽 CE 인증은 받았지만, 미국과 중국 허가는 준비 단계에 있다. 이 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인트로메딕이 소장 캡슐 내시경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의 비전은 위장용과 대장용 캡슐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성장 동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트로메딕은 최근 양방향 캡슐 내시경에 대해 미국 FDA로부터 최종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양방향 캡슐 내시경은 캡슐의 앞뒤에 촬영부가 장착돼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촬영한다. 양방향 캡슐 내시경은 향후 미국 시장을 필두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트로메딕 연구진의 작업 모습. 사진/인트로메딕
최대주주 변경된 인트로메딕, 조달된 자금은 신규 사업에
인트로메딕은 올해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있고,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주가 역시 상승세다. 회사는 지난달 25일 7680원에 장을 마감한 뒤로 상한가와 주가 급등을 기록했으며, 21일 종가는 1만3700원으로 78% 가량 상승했다.
지난 8일 인트로메딕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심한보 대표와 시너지메티스톤신기술투자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66만6666주를 연우앤컴퍼니 및 마틴제이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도금액은 102억원 규모로 오는 3월23일 잔금이 지급되면 최대주주는 연우앤컴퍼니로 변경된다. 인트로메딕은 5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연우앤컴퍼니는 유증에 참여해 45만450주를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조진택 이사는 “올해는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경영진이 바뀌고, 신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캡슐 사업부는 올해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트로메딕의 영업 적자는 2015년 13억원, 2016년 36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에는 7억9100만원으로 손실 규모를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아울러 조 이사는 “조달된 자금은 신규 사업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캡슐 내시경의 경우 추가 개발 비용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