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일본 사후면세점 운영기업 JTC(Japan Tourism Corporation)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한국 증시에 6년 만에 상장하는 일본 기업으로 향후 코스닥 공모를 통해 한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TC는 이번 공모를 통해 신주 1053만4400주를 발행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6200~7600원이며, 공모가 상단 기준 약 801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JTC는 내달 20일부터 양일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같은 달 26일과 27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완료한 후 4월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1993년 설립된 JTC는 일본 오이타현 벳푸시에서 전기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도쿄전기상회 벳푸점으로 시작했다. 이후 수출물품 판매장허가를 취득해 사후 면세사업(Tax-Free)을 시작, 2015년 3월 회사명을 현재의 JTC로 변경했다.
일본의 사후 면세점 관련 소매업은 4만점, 대부분은 개인 여행객이 대상이다. 이와 달리 JTC의 사후 면세점은 단체 외국인 관광객을 주 대상으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이 밝힌 강점으로는 ▲크루즈선 손님이 많은 큐슈 지역에 대규모 단체 여행객유치 및 복수 쇼핑에 대비한 점포를 미리 준비 ▲쇼핑시간에 제한이 있는 단체 여행객에게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상품 라인업을 구축한 점 등을 꼽았다.
상품 판매는 NB상품과 PB상품 두 가지로 구분된다. PB상품은 회사가 직접 개발해 생산을 위탁하는 상품으로 일반적으로 기타 상품 대비 이익률이 높다. 다만, 회사의 PB상품 매출 비중은 지난 2014년 81.5%에서 2015년 72.7%, 2016년 62.8%로 감소하고 있다. JTC 측은 PB 개발 관련 내부 역량을 확충하고 화장품 등 주요 품목에서 전문 업체와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회사의 매출액(2월 결산법인, 당해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의 기간을 의미)은 ▲2014년 299억엔 ▲2015년 658억엔 ▲2016년 500억엔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14년 31억엔 ▲2015년 94억엔 ▲2016년 25억엔이다.
JTC는 2015년 크루즈에 의한 중국인 방일관광객 증가와 중국인 관광객의 폭매 현상, 그리고 한국의 메르스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 등으로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액은 2015년 대비 24% 가량 감소했는데 이는 중국의 폭매 현상이 줄어들면서 인당 구매 단가가 감소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또, 당시 점포가 위치한 구마모토 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단체 여행 취소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의 사후 면세점 사업은 결국 관광과의 연관성이 크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여행객 수는 2869만명으로 최근 7년간 연평균 성장률 29%를 기록했다. 특히 핵심 국가로 간주하는 중국과 한국 여행객 규모는 각각 735만명, 714만명으로 전년 대비 15.4%, 4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치적 이슈가 있을 경우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2020년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방일 관광객은 2020년 약 4000만명, 2030년 6000만명이다. 일본 정부는 관광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을 통해 2020년 방일 외국인 여행자 소비액이 8조엔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향후 면세점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코스닥 공모 자금 역시 관련 사업 확장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JTC는 동일본 지역과 큐슈, 제주도, 부산, 서울 등에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다. JTC 관계자는 “한국의 제주도, 부산, 인천에 출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국, 한국, 일본을 잇는 크루즈 노선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 점포 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