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개별기업의 독자적인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자체신용도 공시가 올 들어 전면시행됐지만 기업자금 조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4일 발표한 ‘자체신용도 최초 공시에 따른 자체신용도 현황 및 영향 분석’에 따르면 자체신용도 공시가 금융사의 자금조달금리 상승 등 자금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은 최종등급을 기준으로 발행금리 및 유통금리가 결정되는 시장관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예로 A기업의 경우 자체신용도가 공시됐지만 자체신용도(bbb+)에 해당하는 4개 채권평가회사의 평균금리 6.479%가 아닌, 최종등급(A-)에 해당하는 3.858%에 가깝게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자체신용도 공시는 기업의 자금조달에 미칠 부담 등에 대한 우려로 1998년 이후 도입 및 시행이 몇 차례 연기됐으나 지난 2016년 마련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방안’에 따라 신용평가의 투명성·객관성 제고와 다각적 투자판단자료 제공을 위해 도입이 다시 추진됐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는 민간 금융회사의 자체신용도가 우선 공시됐으며 2018년부터는 일반기업에까지 공시범위가 확대됐다.
한편 금융사에 대한 신평사의 최종신용등급은 금융사의 자체신용도보다 높거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 신용평가가 완료된 63개사 금융사 중 최종신용등급이 자체신용도와 동일한 회사는 20.6%(13개사), 최종등급이 1노치(신용등급의 세부 단위) 높은 회사는 73.0%(46개사)였다.
특히 한국씨티은행(AAA), SC제일은행(AAA), 한국캐피탈(A-), 하나에프앤아이(A-) 등 4개사는 최종신용등급이 2노치 높게 나타났다.
은행의 경우 11개사 중 81.8%(9개사)가 정부 지원가능성(은행산업의 중요도, 부실은행에 대한 정부 구조조정 사례 등)이 감안돼 최종신용등급이 자체신용도보다 1노치 높으며, 그 외는 2노치 높았다.
증권사는 20개사 중 40.0%(8개사)가 최종등급이 자체신용도와 동일했으며 60.0%(12개사)는 금융지주회사 및 대주주의 책임부담 가능성 등의 이유로 최종신용등급이 자체신용도보다 1노치 높았다.
또한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카드사 전체(7개사)와 할부리스사 일부(16개사, 76.2%)가 주요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의 자회사인 점이 고려돼 최종등급이 자체신용도보다 1노치 높았다.
이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자동차그룹처럼 모기업 계열사의 지원가능성 외에도 캡티브 마켓(그룹 내부의 자체수요에 따라 형성된 시장)으로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높게 반영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신용도 전면 공시가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간 차등요인의 적정성 등에 대한 점검을 통해 등급산정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24일 발표한 ‘자체신용도 최초 공시에 따른 자체신용도 현황 및 영향 분석’에 따르면 자체신용도 공시가 금융사의 자금조달금리 상승 등 자금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