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2금융권에 이어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을 이유로 가산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경우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소비자 피해를 우려한 조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주담대나 신용대출 상승폭이 큰 이유로 코픽스로 대표되는 시장금리 상승보다는 가산금리의 인상 속도가 가파르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가산금리 추이를 집중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달 코픽스 금리가 사상 최고치라고는 하지만 전달보다 0.02%포인트 오른 것에 불과한데 주담대 금리는 보름새 0.1% 이상 올랐다"며 "대출금리 급등은 시장금리보다 가산금리 상승요인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취약 차주의 대출이 몰려있는 2금융권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인 고금리 대출이 없는지 점검하고 있다. 같은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금리 조작 사태 이후 가산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점검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번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인상 현황 역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하반기 은행권에 대해 민관 합동 '대출금리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으며, 4분기 중으로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세를 타고 5%선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금리를 끌어 올리면서 마이너스 대출 등 신용대출 금리도 급등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변동금리로 분류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4% 중반에 형성됐다.
이 같은 대출금리 상승은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하락한 것과는 대조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한 상황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 초 2.32%에서 최근 2.01%로 떨어지기도 했다.
은행들은 국내 시장금리가 미국 기준금리 흐름에 연동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한국은행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채권시장 등을 통해 국내 시장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