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오케이구글, 오늘 비 와?"
"현재 서울에는 비가 오지 않습니다. 기온은 19도이며 화창합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은 외관상 눈에 띄는 점이 없다. 아래로 둥근 스피커가 있고 그 위에는 원통을 비스듬하게 자른 듯한 모양의 마이크가 있다. 국내 포털·이동통신사가 라이언, 도라에몽 등 캐릭터를 AI스피커에 접목한 것과 다르게 구글홈은 스피커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다는 인상을 줬다.
"오케이 구글"로 구글홈을 깨우면 상단에 불이 들어온다. 사진/김동현 기자
기자가 느낀 구글홈의 강점은 반응 속도였다. 이용자들이 AI스피커에 가장 답답함을 느낄 때가 질문을 엉뚱하게 알아듣거나 호출에 제대로 답하지 않을 때다. 구글홈은 온라인상에서만 만나던 구글의 AI 기술력을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게 했다. '오케이구글'로 구글홈을 깨우고 '날씨 알려줘', '뉴스 틀어줘' 등 음성명령을 내리면 그에 맞춘 답변을 한다. 뉴스를 틀어달라고 요청하면 연합뉴스 주요 뉴스를 말해준다. 구글홈 앱에 들어가면 뉴스를 틀어달라고 했을 때 기본으로 나오는 언론사를 선택할 수 있다. 19일 구글홈 앱에 들어갔을 때 설정 가능한 뉴스는 17개였다. 이중 YTN 뉴스가 8개로 가장 많았다.
구글홈 앱에 들어가면 뉴스를 틀었을 때 기본으로 나올 뉴스를 선택할 수 있다. 사진/구글홈 앱 캡처
실생활에 유용한 기능뿐 아니라 이용자가 심심풀이로 이용할 기능도 있다. 예를 들면 "오케이구글, 재밌는 얘기 알려줘"라고 물어보면 "개그 대방출, 병아리가 좋아하는 약은? 삐약", "웃는 얼굴이 예뻐요, 편식이 아무리 심한 사람이라도 먹는 것은? 나이" 등의 답변을 했다. 이외에도 "신조어 알려줘", "별자리 운세 알려줘" 등 재미로 활용해 볼 만한 기능들이 있다.
구글의 기술력이 집약된 기능들도 들어갔다. '보이스매치' 기능과 '다중언어' 기능이다. 보이스매치는 구글홈 1대당 최대 6명의 목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다. 구글홈 앱 보이스매치 설정에 들어가 "오케이구글", "헤이구글"을 차례로 두 번씩 말하면 등록할 수 있다. 다중언어 기능은 한국어·영어·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일본어 가운데 두 가지 언어를 선택해 사용자가 말하는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능이다.
그러나 이 기능들이 혼자 사는 가정에도 필요할지 의문이다. 원룸에서 혼자 생활 중인 기자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인식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굳이 다른 언어를 활용해 구글홈을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이외에도 LG전자 가전제품이나 경동나비엔 보일러, 코웨이 공기청정기와 연동돼 해당 제품을 음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켜 줘", "보일러 틀어줘" 등의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해당 제품이 없다면 이용 가치가 떨어진다.
구글홈은 지난 2016년 10월 미국에 처음 출시됐다. 한국어 학습 기간이 길어지면서 국내 출시가 출시 2년 만에 이뤄졌다. 구글홈과 구글홈미니의 가격은 각각 14만5000원과 5만9900원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