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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원·하청구조 적폐청산…업역 폐지 기대감 확산
공정경쟁 선방향 첫걸음…"전문건설사, 원도급사로 성장 기회"
입력 : 2018-11-07 오후 1:59:2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종합 건설사와 전문 건설사 사이의 업역 규제 칸막이가 제거되면 국내 건설산업의 근본 체질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고착화된 수직적 원-하도급 생산체계가 수평적 생산체계로 바뀌면서 전체적인 시스템 혁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특히 기존의 관행과 제도를 벗어나야 산업의 혁신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들이 건설업 업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데 합의하면서 산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칸막이식 업역 제한에 따라 종합-전문 건설업 간 갑을관계가 고착화되는 것을 후진국형 규제라고 비판해왔다. 업역 규제가 자유로운 경쟁을 막아 건설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6조에는 2개 이상 공종의 복합공사는 종합, 단일공사는 전문업종만 수행이 가능하도록 막고 있다.
 
업계에서는 종합 건설사와 전문 건설사가 상호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건설 산업의 질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는 것은 수직적 원-하도급 관계 고착화 탈피다. 그동안 전문 건설사는 업역 규제로 사업 물량의 대부분을 종합 건설사에 의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공사가 2개 이상의 공종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전문 건설사가 직접 수주할 수 있는 물량은 많지 않다. 업역 규제가 폐지되면 전문 건설사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2개 공종 이상의 종합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된다.
 
상호시장 진출 시 직접시공을 원칙으로 정하면서 페이퍼 컴퍼니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전문 건설사에 하도급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 건설사를 중심으로 모든 공사를 하도급에 의존하는 페이퍼 컴퍼니가 많이 생겨났다. 업계에서는 종합 건설사가 모든 공정을 하도급 업체에 맡기면서 관리 감독만으로 많은 비용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종합 건설사를 ‘중개인’에 불과하다고 평하기도 한다. 여기에 전문 건설사가 종합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공정 경쟁이 활발해지고, 이로 인한 건설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무너지는 기업들도 있겠지만, 튼튼한 전문 건설사가 원도급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진행할 경우 종합 건설사가 담당했던 관리 감독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면 전문 건설사 사이에 협력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부실공사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종합 건설사가 전문 건설사 시장에 진입할 경우 영세 기업이 도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1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종합 간 하도급을 금지하고, 종합 건설사의 2억원 미만 전문공사 원도급은 2024년부터 허용키로 하는 등 대안을 짜고 있다.

 
그래픽/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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