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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토지·건물 거래 불투명한 정보, 디지털로 해결"
김범진 밸류맵 대표 "건전 매물이 필요한 사람에게 빠르게 연결되는 플랫폼 만들고 싶었다"
입력 : 2018-11-22 오후 3:24:14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재 우리나라에는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정보를 계량화하기 쉬운 아파트만 정보 제공 대상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토지나 건물, 상업용 부동산의 실거래가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예를 들어 상가 건물을 사려는 사람이 상가 인근 시세를 알아보려면 주변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다 떼면서 거래 사례를 찾아야했다. 특히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는 번지수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판단 근거로 사용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김범진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부동산 스타트업 ‘밸류맵’을 만들었다. 토지와 건물에 대한 정보를 대중화하기 위해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IT기술을 접목시켜 다차원 방정식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정보를 대중에게 제공한다. 맵이라는 이름처럼 지도에 펼쳐진 형식이라 실거래가 뿐만 아니라 정확한 위치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밸류맵은 중개인, 매도인, 매수인 모두에게 무료로 오픈돼 있어 특정 누군가가 거래 정보를 왜곡할 수 없고, 밸류맵 사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밸류맵과 동떨어진 거래를 하기도 어려워진다. 토지와 상가 거래에서 불투명했던 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만든 김 대표를 만나봤다.
 
 
-먼저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감정평가사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업무를 하다 보니 부동산 필드에서 IT 기술의 활용이 너무 저조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감정평가 분야에서 데이터 관리나 ERP 시스템, 벨류에이션 시스템 쪽에 현존하는 IT 기술이 도입되면 업무효율을 높이고,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알게 되어 감정평가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부동산 가치평가 ERP 솔루션은 사업화에 실패하면서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이를 기반으로 지금의 밸류맵을 탄생시킨 핵심 데이터 분석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밸류맵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토지나 건물, 상가 같은 부동산에 대한 가격정보나 기타 부동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툴로서 고안됐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면 밸류맵 이전에는 이런 실거래가 정보를 원천적으로 얻을 수 없었다는 것 이다. 밸류맵은 2017년 7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별 토지건물의 거래가격과 그 세부 위치를 지도위에 표기해 누구든지 한눈에 시세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부동산 중개, 금융, 시행, 상속증여, 매입매각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밸류맵을 통해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초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고 있다.
 
-밸류맵의 장점을 한마디로 소개하다면?
쉽다는 것이다. 밸류맵은 접속과 동시에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종전에는 토지나 건물의 실거래가 정보를 얻으려면 그야말로 눈물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중개전문가나 컨설팅 전문가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시장조사를 하거나, 매물 인근의 등기부등본을 떼면서 거래사례를 찾아야 했다. 거래사례 정보를 제공하는 유료업체도 있었다. 대략 거래사례 1필지 당 1만원 꼴이었다. 통상 적정 시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물건 주변지 거래사례를 최대한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제3자를 통한 거래사례는 거래에 불리한 사례는 감추거나 유리한 사례는 부각시키는 등 정보를 통제함으로서 불투명한 시장거래 질서가 형성돼 왔었다.
 
이런 거래질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이 밸류맵이다. 밸류맵은 중개인, 매도인, 매수인 모두에게 무료로 오픈돼 있다. 따라서 특정 누군가가 거래 정보를 왜곡할 수 없으며, 밸류맵 사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밸류맵과 동떨어진 거래를 하기도 어려워진다. 밸류맵은 종전 불투명한 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재 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나?
많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수익모델을 연구할수록 필요한 기능과 역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서 점차 밸류맵에 매물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 대표적인 가격정보는 실거래가, 경매정보, 분양정보 그리고 매물정보다. 실거래가 정보는 과거의 가격이므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현재의 가격이 더 궁금하다. 대표적인 것이 호가다. 더불어 비즈니스 목적으로 밸류맵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밸류맵이 토지건물 시장의 대표적인 정보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중개, 분양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매물이나 분양상품을 밸류맵에 표기하고자 하는 요구가 꾸준하다. 역시나 관련해서 기획 및 개발 중에 있다.
 
-밸류맵을 통해 실현하려는 가치는 무엇인지?
토지거래의 혁신이다. 토지는 만물의 재화라 불릴 정도로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핵심 중의 하나다. 토지는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토지의 사적소유권이 인정되면서 특정인이 배타적으로 영구의 상속해 소유할 수 있다. 반면 국민 모두가 열심히 일해서 내는 세금으로 발생하는 토지개발의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지주가 향유한다. 그래서 자칫 투기가 성행하기 쉬운 시장이다. 이런 구조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토지개발을 촉진해 사회적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의 소유권 여부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정보의 불투명성’이다.
 
토지는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보가 폐쇄적이다. 매년 수백조원의 토지가 거래되지만 그 거래정보는 오로지 당사자와 관계자만 알고 있었다. 또한 거래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크다는 문제도 있다. 아파트 같은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토지건물 시장은 전국이 단일 시장이다. 서울 사람이 부산 토지를 구입하고, 제주도 주택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거래과정이 그동안은 너무나 번잡하고 유통구조가 길었다. 그 간극을 줄이고 싶다.
 
기획부동산 물건이나, 허위 고가매물이 아닌, 실수요자 중심의 건전한 매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 쉬운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투자자에게는 질 높은 투자정보를 소유자에게는 효과적인 자산관리의 나침반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밸류맵의 가치이다.
 
-서비스를 만드는데 법적인 문제라던지 어려움은 없었나?
없다. 부동산의 위치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가 아니다. 이미 법률검토를 받았다. 다만 관계자의 심리적인 저항이 있을 수 있는데, 놀랍게도 거래정보를 감추고자 하는 욕구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례가 밸류맵에 나와 있지 않은 경우 이를 제보해 반영시키고자 하는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사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조금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사용자 분들이 더 많은 거래정보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면서 반발한 쪽도 있었을 것 같다. 출시 초기 시장 반응은?
 초기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서비스 개시일부터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사용자 수가 늘었다. 회사 자금이 부족한 탓에 별도의 유로 광고를 할 수도 없었는데, 오로지 실사용자의 바이럴만으로 서비스가 확산됐다. 그 만큼 시장에서는 투명한 정보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워낙 빠르게 서비스가 확산되다 보니, 초기에 거래사례 공개를 반발하던 측에서도 금세 잠잠해 질 수밖에 없었다. 운이 좋았다. 팀원들도 반신반의 했었지만 지금은 밸류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투자를 받은 곳은 어디인가? 회사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IBK캐피탈로부터 Pre-A 투자를 받았다.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2018년도는 그야말로 시장에서 살아남기였지만 2019년은 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현재 밸류맵은 시장에서 독보적인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밸류맵은 정보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다. 사용자들은 밸류맵에 접속해 본인들이 접하고 있는 실질적인 문제(중개, 개발, 매입, 매각, 투자, 컨설팅, 상속증여, 감정평가 등)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토지건물과 관련된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상징적인 플랫폼 서비스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밸류맵의 비전이다.
 
-회사의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나? 앞으로의 수익 모델 계획 등은?
밸류맵은 다양한 신규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가장 진보적인 형태의 매물정보 서비스와 현존하는 가장 풍부한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돼 있을 것이다. 정량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소셜 정보도 같이 구축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최고의 프롭테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의 수익모델로 전문가 프로필 광고와 분양정보 광고, 매물항공VR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밸류맵캠퍼스라는 강의서비스를 통해 소액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자체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투자나 정부 지원만으로 연명하기 보다는 자체 서비스의 힘만으로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리는 내실 있는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

김범진 밸류맵 대표가 지난 6월 건국대 산학협동관에서 열린 밸류맵 스폐셜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밸류맵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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