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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동향)대우건설 첫 인사 단행한 김형 사장, 순혈주의 타파
취임 6개월 내부 평가는 유보적…토목·플랜트 수익 개선 과제
입력 : 2018-11-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라는 말이 있다. 외부에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이 오래전부터 있던 사람을 쫓아낸다는 뜻으로 쓰인다. 지난 21일 단행된 대우건설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김형 사장 취임 이후 단행된 첫 정기인사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대주주 산업은행이 임명한 외부 인물이지만, 이번 인사로 짐을 싼 임원들은 대우건설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를 앞두고 당초 계획보다 발표시기가 미뤄지는 등 내부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의 이번 인사는 대우건설 순혈주의 타파와 조직 쇄신에 방점이 찍혔다. 먼저 토목사업본부장에 삼성물산 출신의 김형섭 전무를 선임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김 전무는 삼성물산 시절 김 사장과 같이 시빌(토목)사업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특히 그동안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은 대부분 내부 출신이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가장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여기에 또 다른 중요 사업 부문인 플랜트사업본부장에 전무를 아웃시키고, 상무보를 임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자기 사람 심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무엇보다 김 사장 본인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외부 인사라는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승진 인사는 전년보다 2배로 늘었지만, 전무급 이상 승진은 한명도 없다. 김 사장은 이번 인사로 주요 보직 12개 중 7개 부문의 수장을 교체했다. 여기에 기업가치제고본부를 신설하고, 그 아래 기업가치제고실과 수주심의실(기존 리스크관리본부)을 뒀다. 특히 리스크관리본부는 수주심의실로 격하됐다.
 
김 사장에 대한 내부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취임한 지 반년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다만 김 사장이 토목 전문가라는 점에서 전체 사업을 아우르는 총괄 사장다운 면모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 한 직원은 “아직까지 김 사장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되지 않겠냐는 말들이 많다”며 “다만 사장인데 토목본부장처럼 일한다는 말들도 나온다. 아무래도 본인이 토목 전문이니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사에 대해서는 사장이 뭔가 해외 쪽으로 드라이브를 걸려고 하는데 어떤 식이 될 것인지, 기존 조직들이 없어지기보다는 통합된 조직이 많은데 크게 바뀌지는 않을 거라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다행히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은 향상됐다. 매출은 2조728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1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실 경영에 집중한 결과다. 4분기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10월부터 플랜트 부문 유급휴가를 실시하고 급여를 아끼고 있다. 여기에 대우건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호텔과 골프장 등 수익성이 낮은 자산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기업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과제는 여전히 산적하다. 김 사장의 최대 과제는 토목과 플랜트 부문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토목과 플랜트 매출 금액은 각각 1조2543억원, 1조5347억원으로 15%, 18.4%의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이들 사업은 각각 180억원, 12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 비중 63.4%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건축에서 6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토목과 플랜트가 갉아 먹는 구조다. 토목과 플랜트 사업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향후 김 사장에 대한 평가도 혹평으로 바뀔 수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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