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 시장 진출이 꽉 막힌 게임업계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콘솔 플랫폼 게임 개발에 나서 유럽·북미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펄어비스, 베스파 등 중소 개발사들도 최근 콘솔 게임을 개발 중이다. 모바일·PC 신작 게임을 개발할 때 콘솔 버전 개발을 고려해 기획하거나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 게임을 콘솔에 구현하는 등의 방식이다.
넷마블은 회사 대표 모바일 IP인 '세븐나이츠'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 세븐나이츠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콘솔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올 초에는 콘솔 게임 개발사 니오스트림 인터랙티브 지분 30%를 확보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엔씨는 신작 게임을 콘솔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PC 기반의 '프로젝트TL(리니지)', 'A2(아이온)' 모두 콘솔 출시를 염두 중이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개발 중인 게임을 조작, 그래픽 등 콘솔과 PC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중소 개발사 가운데 콘솔 제작에 나선 회사로는 펄어비스와 베스파가 눈에 띈다. 펄어비스는 지난 8일부터 5일 동안 북미 이용자를 대상으로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 공개테스트(OBT)를 진행했다. 19만명의 북미 이용자가 몰려 회사는 기존에 준비했던 서버를 2배 이상 늘리기도 했다. 베스파는 최근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킹스레이드'의 콘솔 버전을 준비 중이다. 킹스레이드의 프리퀄(원작 이전 내용을 다룬 속편)로 준비할 예정이며 엑스박스·플레이스테이션·닌텐도 스위치 등 모든 버전을 고려해 개발 중이다. 베스파 공동창업자인 이재익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총괄 PD를 맡았다.
게임업계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콘솔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최대 게임 시장으로 평가받는 중국이 내부 정치적 이슈로 1년8개월 넘게 빗장을 걸어 잠근 탓에 새로운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 2016년 기준 국내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0.6%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범위를 글로벌로 넓히면 25%까지 올라가며 주로 북미·유럽·일본 등으로 시장이 넓어진다. 북미에서만 글로벌 콘솔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을 콘솔로 구현해내는 작업이 PC 게임을 콘솔로 옮기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발 중인 것"이라고 말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 펄어비스는 지난 8일부터 5일 동안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 공개테스트(OBT)를 북미에서 진행했다. 사진/펄어비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