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2017년 미국의 경제성장률(GDP)은 2.3%, 지난해 컨센서스도 3%에 근접한다. 경기침체(recession)의 조짐이 없는 만큼 미국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AB)은 9일 여의도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증시·채권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전망을 제시했다. AB자산운용은 이에 따라 최선호 주식시장으로 미국에 주목하고, 이머징마켓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봤다.
AB자산운용이 9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2019 글로벌 시장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유재흥 채권부문 선임 매니저(왼쪽)와 데이비드 웡 주식부문 선임 투자전략가가 말하고 있다. 사진/AB자산운용
미국은 지난해 이익증가율이 전년 대비 23%로 견조했고, 최근 3년래 주가수익비율(PER)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경제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논할 수 없다며 약세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AB자산운용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68년 이후 1987년을 제외하면 20% 이상의 약세장은 경기침체에 수반됐다. 다른 시장에는 없는 또 다른 긍정적 계기로는 강력한 자사주 매입 효과를 꼽았다.
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투자전략가는 "올해 미국 S&P500 기업의 예상 자사주 매입 규모는 9000억달러로, 자사주 매입은 주당순이익(EPS) 증가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왔다"면서 "특히 성장주는 자사주 매입의 가장 큰 수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의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1%로 높은데, 수익의 상당 부분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의 형태로 주주들에게 환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이머징마켓을 꼽았다.
데이비드 웡 선임은 "지수성과와 EPS 증가율 사이에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경우 일반적으로 이듬해 높은 플러스 수익률이 발생했다"며 "현재 이머징마켓의 이 격차는 2004년 이후 최대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머징마켓의 주식 밸류에이션 역시 2004년 이후 미국 대비 가장 저렴한 상태로 가격적 매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채권 투자는 올해와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일종의 '신용 바벨전략'이 통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투자 환경은 ▲완만한 성장률 둔화 ▲안정적 인플레이션 ▲완만한 기축 정책 ▲코어 채권금리 점진적 상승 ▲미 달러 박스권으로 평가했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와 크레딧채권이 동시에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며 "불확실한 시기에는 국채와 크레딧 채권을 한바구니에 담아 리스크의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AB자산운용은 크레딧채권 중에서 위험공유거래(CRT)에 투자기회가 높다고 판단했다. CRT는 미국의 주택을 담보로 한 모기지 채권을 말한다.
또 고수익채권 투자에 있어서는 장기적 접근을 강조했다. 유재흥 매니저는 "미국 하이일드채권도 손실 우려가 있겠지만, 손실 회복까지 1년 이상 소요된 적이 없다"며 "당장은 시장 변동성이 불편하겠지만 느긋하게 투자한다면, 높은 가격 회복 탄력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