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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담당 부원장보 '반기'…금감원 인사 '파행'
설인배, 비보험전문가 후임 임명 추진에 사표제출 거부…부서장 인사부터 진행
입력 : 2019-01-09 오후 10: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악의 인사 갈등을 빚고 있다. 인사결정권자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임원들의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했지만 보험담당 설인배 부원장보가 보험 전문이 아닌 인사를 후임으로 임명하려는 데 대해 반발, 사표 제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보험 카르텔'을 깨려는 윤 원장과 자리를 지키려는 보험국 임직원들 간의 충돌로 보고 있다. 
 
다만 설 부원장보의 항명에도 결국엔 윤 원장의 진압이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된 보험업계와 금감원 보험담당 임직원간 유착을 뿌리뽑겠다는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국·실장급 부서장 인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임원 인사를 먼저 단행할 계획이었지만 설 부원장보가 반기를 들면서 부서장 인사를 먼저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인사 날짜는 11일이 유력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그 동안 부원장보 이상의 임원부터 인사를 진행한 후 부서장급, 평직원 순으로 인사를 진행해 왔다. 임원 인사에 앞서 부서장급 인사를 실시하는 것은 2016년 이후 3년만이다.
 
통상 임원인사가 정해지면 각 부서장 인사부터는 각 담당권역 임원의 의사가 반영된다. 부서장 인사가 결정되면 팀장과 부서원 인사에도 담당 부서장이 원하는 일부 부서원을 지목하는 게 관행이다. 
 
인사 순서가 뒤바뀐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과거 진웅섭 원장 시절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가 부원장급으로 격상되면서 인사 검증이 지연되자 임원인사에 앞서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부원장보 자리와 추천 후보 숫자가 같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부원장보 인사 검증이 2배수로 올라가면서 임원 승진에서 떨어진 국장들이 국장직을 유지할지 업무에서 배제될지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임원인사보다 부서장 인사가 먼저 단행되는 이유는 바로 임원인사가 단행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부소식에 따르면 이번 금감원 임원 인사에는 총 5명이 후보로 올랐으며 부원장보 교체는 3명이 될 예정이다. 
 
현 기획 경영부문을 받고 있는 민병진 부원장보가 은행부문으로 가고 기획·경영 부문에는 이진석 국장과 김동성 국장이 후보에 올랐으며, 공시조사부문 부원장보에는 장준경 실장이 유력하다. 보험부문은 이성재 국장과 이창욱 국장이 경쟁하고 있다.
 
문제는 윤 원장이 보험부문 부원장보에 이성재 국장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내부로 퍼지면서 보험국이 반발이 나오고 있다. 보험국에서는 보험경력이 전무한 인물이 부원장보로 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험부문을 맡고 있는 설인배 부원장보가 사표를 제출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이런 강력한 반발에도 윤 원장의 뜻대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윤석헌 원장에게는 인사 결정권과 보험사와 금융당국의 유착관계를 깬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명분은 이번 정권의 '적폐청산'과도 맞아 떨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원장보 자리가 청와대가 개입할 만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외압 없이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인사 후 한동안은 내부 진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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