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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올해 관심분야는…카메라·헬스케어·개인정보
미래 먹거리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입력 : 2019-02-18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활발한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선도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인수하거나 투자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카메라 기술, 블록체인 등 IT기술, 헬스케어 등 차세대 기술 분야가 주를 이룬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보인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한 달여 동안 벌써 8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를 했다. 첫 사례는 이스라엘 멀티카메라 전문 개발업체 코어포토닉스였다. 삼성전자는 회사와 1억5000만~1억6000만달러(1700억~18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코어포토닉스는 스마트폰 카메라 줌 기술에 강점이 있는 곳으로, 갤럭시노트8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 기술을 제공해왔다. 삼성전자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2017년 대만의 폭스콘, 미디어텍과 함께 1500만달러(180억원)를 코어포토닉스에 투자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가 성장성이 담보되자 인수 수순을 밟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폰 사업을 만들어나갈 기술력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코어포토닉스 인수도 갤럭시 시리즈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투자사례는 헬스케어 기업이었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달 중국 만성병 관리서비스 플랫폼업체인 항저우 강성 헬스매니지먼트가 1억달러(11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시리즈 C펀드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항저우 강성 헬스매니지먼트는 지난 2014년 설립된 당뇨병 건강관리 플랫폼 개발업체로,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건강 데이터 추적장치와 관련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2월에도 헬스케어 기업 투자는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투자조직 삼성넥스트를 통해 이스라엘 헬스케어 스타트업 헬시아이오가 진행하는 180만달러(20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헬시아이오는 스마트폰에서 소변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소변을 담는 컵과 검사 스틱, 키트로 검사를 진행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된다.
 
삼성전자가 향후 잠재력 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인수해 바이오와 스마트기기의 결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바이오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25조원을 들여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당시 “고령화와 만성·난치질환 증가 등으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기 때문에 적극적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통합 건강관리서비스 삼성 헬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건강증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미래 기술·제품을 소개한 유튜브 유출 영상에서는 임신부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배에 갖다 대고 아기의 초음파 영상을 보는 모습 등도 담겼다. 향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투자 내용은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개인정보와 공공안전에 대한 IT기술에도 닿아있다. 지난달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산하 벤처 투자 펀드인 삼성 카탈리스트 펀드를 통해 독일의 개인 정보 보호 솔루션 업체 베리미에 투자했다. 베리미는 웹사이트·온라인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을 막고 편리하게 개인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같은 달 말에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모비웨이브가 진행한 2000만달러(226억원) 규모 펀딩에 참여했다. 2011년 설립된 이 핀테크 스타트업은 모바일 디바이스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자결제 기술을 제공한다. 이후 9개 블록체인 업체에 대한 공동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2월에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대량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도록 응급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한 래피트디플로이의 1200만달러(135억원) 규모 펀딩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2019년의 새로운 것들’이라는 포스팅을 통해서 블록체인, 정보보안, 클라우드 기술의 중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삼성넥스트는 “올해 주권 데이터를 보호하는 회사는 사용자가 유료로 사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을 도입할 경우 사용자 데이터로 수익을 내는 회사보다 더욱 앞서나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생체인식, 블록체인 등을 통해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년 삼성벤처투자, 삼성넥스트, 삼성캐털리스트펀드 세 곳을 통해 수십 곳에 투자해온 삼성전자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은 올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들의 업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산업 지형에 변혁을 몰고 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처음에는 소규모 지분투자 위주로 진행하지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잠재력과 성장성이 입증되면 삼성전자 등 사업 계열사가 인수해 역량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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