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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공개·집값 하락…분양가 내리누른다
건설사들 분양가 산정 고민 깊어져…"자체사업 수익도 갈수록 줄어"
입력 : 2019-02-25 오후 2:44:14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분양가를 내리누르는 요인이 한꺼번에 겹쳐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로또 아파트' 열풍도 잠잠해지는 추세라 업계가 수익성을 보전할 방도를 마땅히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분양가를 낮춰 미분양 등 리스크 없이 사업을 진행할지, 아니면 완판 시기를 늦추더라도 현재보다 분양가를 높여 수익성을 유지할지, 업계가 전략을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대한 규칙’ 개정안이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통과되면서 3월 중순부터 공공택지에 짓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현재 12개에서 62개로 늘어난다. 이에 정부는 분양가 검증이 활발해지면서 분양가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산정하는데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처럼 꾸준히 분양가가 상승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은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서울의 ㎡당 평균 분양가는 760만원으로 지난해 말(740만원) 대비 20만원 증가했다. 전년 동월(662만3000원)보다는 97만7000원 높다.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주요 지역 분양가는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59㎡ 가장 비싼 타입 분양가가 서대문구에서 처음 7억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최근 안양시 최초로 평당 분양가가 2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나오는 등 분양가 흐름은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분양가 상승 분위기가 분양원가 공개로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최근 분양시장 거래가 위축되면서 분양 주체들이 분양가를 계속 높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방에서만 보이던 청약 미달 공포가 서울 및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검단센트럴푸르지오’는 지난 20일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고, 21일 청약을 받은 인천 부평구 ‘부평지웰에스테이트’도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 1월 분양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트파크’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이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청약 미달의 최대 원인을 주변 시세와 큰 차이 없는 분양가 때문으로 분석한다. 특히 정부 규제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분양가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주택자도 대출이 쉽지 않고,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물량에 대해서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분양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이 자유롭고 보유 현금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가격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공택지 등 자체사업을 놓고 분양가를 어떻게 산정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라며 “도급공사는 공사비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춰서 빨리 파는 게 좋지만, 공공택지 등 자체사업일 경우 수익성도 높여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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