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전세계 태양광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 태양광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위태롭다. 한국산 태양광 제품의 성능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나,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서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태양광 시장에서 국내 태양광 산업이 밀려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3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108GW로 사상 처음 100GW를 넘어섰다. 세계 태양광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태양광 설치량이 140GW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됐던 수요가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면서 태양광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태양광은 2.03GW가 설치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중국과 인도, 미국, 일본, 호주, 독일, 멕시코에 이은 세계 7위 수준이다.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올리겠다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어 태양광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설치량은 2.2GW다.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정작 국내 태양광 산업은 점차 경쟁에서 밀려나는 분위기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저가공세로 국내 기업들의 설자리를 위협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보호무역 및 지원정책을 통해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로 폴리실리콘 및 잉곳·웨이퍼 등 기초소재산업의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73%를, 잉곳·웨이퍼는 91%를 차지하고 있다.
강정화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태양광 내수시장 확대로 중국산 제품의 국내 시장진입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가의 중국산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오며서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고효율 국산 제품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