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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빽빽한 분양 일정…매각 포석?
상반기 총 1만1041가구 분양…"지금 분양하면 매각 시 유리"
입력 : 2019-03-11 오후 3:14:42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대우건설이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분양에 나서면서 하반기 매각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분양 실적이 높으면 기업가치가 올라 향후 매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사들이 현재 분양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며 보수적으로 분양 일정을 잡는 것과 대조적이다.
 
11일 업계에 다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만1041가구(오피스텔 포함)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 비수기인 1월에 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를 분양했고, 2월에는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 등 4곳에서 분양이 이뤄졌다. 특히 3월에는 분당 지웰 푸르지오를 포함해 5곳이 분양했거나, 분양을 준비 중에 있다. 4월(4곳), 5월(2곳), 6월(4곳)도 분양 일정이 잡혀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부동산 규제와 미분양 등 경기 불확실성 탓에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올 상반기에 분양을 몰아서 하는 건 매각을 앞두고 실적을 올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지금 분양을 많이 하고, 분양이 잘 돼 실적이 좋아지면 나중에 매각 시점에 가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KDB AMC)에 편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이 늦어도 올 하반기 설립되는 KDB AMC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KDB AMC가 구조조정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된 기업의 매각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예상이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는 또 있다. 업계는 향후 몇 년간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 분양시장까지 침체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매각이 늦어질수록 산업은행이 불리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해외시장은 전망이 어둡고, 그나마 국내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물량 공급을 통해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호반건설과의 매각 협상 불발 이후 2년 안에 체질 개선을 통해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하반기 매각설은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전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건설이 남북 경협으로 주가가 오르면 팔 것’이라고 발언한 것 때문에 불거져 나온 것”이라며 “회담 결과가 없고, 설사 회담이 잘 됐어도 절차를 진행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반기 매각설은 장밋빛 전망에 가정을 더해야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상반기 분양 물량이 많은 것에 대해 “하반기가 좋아질지 나빠질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나마 실수요층이 움직일 때 빨리 분양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올해 말 설립 예정인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 AMC에서 대우건설을 포함할지는 계획 중에 있다”라며 “대우건설은 항상 매각 계획 중이지만 가까운 시일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대우건설을 정상화하고 매각 추진하겠다고 밝혔듯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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