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대외적인 경영여건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5G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주주 1000여명과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김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전(CE)과 휴대폰(IM) 사업은 혁신적인 제품의 출시와 제품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부품(DS) 사업은 개발, 제조 역량을 강화해 초격차를 확보하는 등 내실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열린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AI와 5G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AI와 5G는 신사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앞으로 기술, 소비자, 경쟁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기회를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5G를 10년 간 준비했고 표준이나 특허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5G에서 장비와 단말, 칩셋 솔루션을 모두 가진 유일한 회사로 5G 시대가 IT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다고 예측하고 단단한 준비를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업부문별 경영현황과 올해 사업전략 발표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일부 독립성 논란을 빚었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서울의대 교수 등 사외이사 재선임 및 선임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앞서 서스틴베스트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박 전 장관의 성균관대 교수 재직, 안 교수의 호암상의 사회봉사상 수상 등을 문제 삼았다.
같은 날 주총을 진행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은 큰 마찰 없이 주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들 회사들 역시 올해를 위기로 봤다. 내실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형전지, 자율주행, 5G 등 신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입을 모았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자동차전지와 소형 원형 전지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5G 통신모듈과 안테나용 저손실 기판 등 삼성전기만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활용해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하고 차세대 통신 모듈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4대 전략사업 분야를 선정하며 “신기술 기반 고객 IT혁신 선도, 물류 운영 고도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