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금을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이 도입 5년을 맞았다.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거래량이 3.4배 성장하면서 연내 거래대금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은 2014년 3월 개설 이후 총 1만9030kg(19톤)이 거래됐다. 이는 시장 초기에 비해 3.4배 성장한 수치다. 금액으로는 8630억원으로, 그간의 추세라면 연내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0톤, 1조원 돌파가 무난해 보인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19.3kg으로, 2014년에 비해 244.6%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9억1000만원으로 279.2% 확대됐다.
KRX 금시장 가격은 4만7640원으로, 시장 개설일(4만6950원)에 비해 690원(1.5%) 올랐다. 최저가였던 2015년 12월3일(3만9900원)에 비해선 19.4% 높고, 최고가였던 2016년 7월6일(5만910원)에 비해 6.4% 낮다. 최근 3년간 가격은 국제 금 가격 대비 100~100.35% 수준에서 시세가 결정된 걸로 나타났다. KRX 금시장 가격이 국제 금시세의 추세와 거의 일치한 셈이다.
5년간 실물사업자의 투자 비중은 45.3%에서 25.3%로 줄었지만, 개인투자자 비중은 54.7%에서 59.0%로 확대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유동성공급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유동성이 늘었고, 은행의 신탁 연계상품이 출시되면서 금을 투자하는 데 편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과 IBK국민은행에서는 KRX 금시장의 금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거래소는 이러한 금 연계상품 개발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KRX 금시장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없는데, 업계와 협력해 국내 금현물 관련 펀드나 ETF 등 연계상품도 개발해 상장시킨다는 목표다.
KRX 금시장에는 전 세계 금거래의 표준인 순도 99.99%, 중량 1kg의 골드바가 상장돼 그램(g) 단위로 금 거래가 가능하다. 주식시장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거래된다.
시장 성장에는 세제혜택도 한몫했다. 장내거래를 할 경우 0.3%의 온라인 수수료가 생긴다. 시중은행 골드뱅킹은 통장거래를 할 때 매매기준율에 1% 곱한 수수료를 내며, 금펀드는 1~1.5%의 선취수수료를 내야 한다.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10%)도 면제되는데, 골드뱅킹과 금펀드가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를 내는 것과 다르다.
다만 실물인출 때는 1개당 2만원 정도의 인출비용과 거래가격의 10%가 부가가치세로 붙는다. 인출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2일로 골드뱅킹(1주일)에 비해 짧은 게 장점이다. 금펀드의 경우 실물로 인출할 수 없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