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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에 부채비율 '급증'… 항공업계, 재무 리스크 직면
아시아나항공, 재감사 결과 감사의견 '한정'서 '적정'으로
입력 : 2019-03-26 오후 10: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부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회계 처리상의 문제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항공업계에선 새 회계기준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항공기 리스 회계 기준은 기존 금융리스와 함께 운용리스도 부채로 잡아 항공사들의 부채비율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재감사 결과 감사의견 '적정'을 받고 지난해 부채비율이 연결기준 649%, 별도기준은 8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외부감사인의 지적사항이었던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 충당금과 마일리지 충당금 등을 추가로 반영한 결과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조1834억원으로 전년보다 8.9% 늘었고,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88.5%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6일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재감사로 충당금을 추가 설정해 일시적으로 비용은 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계부담과 재무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서는 올해부터 회계기준이 엄격하게 바뀌면서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의 부채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IFRS16에서는 항공기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부채에 포함된다. 항공기 리스 기간이 끝나고 항공기를 반납할 때 항공사가 정비에 드는 금액을 매년 나눠 부채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기 리스는 크게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로 나뉜다. 전자는 항공사가 항공기를 빌려서 사용하다가 계약이 끝나면 임대인 측에 돌려주는 거래다. 후자는 항공사가 항공기를 임대계약이 끝나면 자사의 것으로 소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항공사들의 부채비율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운용리스 비율이 큰 아시아나항공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의 운용리스 비율은 61%로, 대한항공(17%)보다 44%포인트 높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중 기한이익 상실 및 조기지급 조항으로 '부채비율 1000% 초과 시' 또는 '회사채 신용등급 BBB- 미만' 등이 명시돼 있어 부채비율과 신용등급을 모두 방어해야 한다. 신용평가사들은 앞서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신용등급(현재 BBB-)을 하향 검토대상에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에 비하면 대한항공은 부채 부담이 크지 않다고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대부분의 항공기를 금융리스방식으로 도입하고 있어 운용리스를 부채로 잡아도 재무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총 항공기 보유대수는 167대로 이중 운용리스는 27대다. 키움증권은 바뀐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대한항공의 부채비율 증가 폭은 50% 미만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2조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 차입금을 11조원으로 줄이고, 부채비율도 395%까지 낮출 계획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6년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000%를 초과했지만, 이후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지난해 600%대로 낮췄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들은 주로 항공기를 빌려서 운영하는 형태로 올해 모두 부채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현재 이들 회사의 부채비율은 200%대로 운용리스를 부채로 잡아도 부채비율은 300% 미만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운용리스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나항공과 다수의 저비용항공사들의 부채규모가 상당 수준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명목상의 재무안정성 저하와는 별개로 기업의 실질적인 재무위험 변동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재무제표 수정에 따른 감사보고서 재발행'으로 감사의견이 '한정'에서 '적정'으로 정정됐다고 공시했다. 이날부터 주식거래가 재개됐고, 27일 관리종목에서도 해제된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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