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사진/LG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구광모 LG 회장 체제 이후 첫 주주총회에서 ‘최측근’ 권영수 ㈜LG 최고운영책임자(부회장)이 전면에 나섰다. ㈜LG 주총 의장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을 뿐 아니라 LG유플러스에 이어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핵심계열사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권 부회장이 그룹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총괄하며 그룹 내 실질적 2인자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권 부회장은 26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LG 정기 주총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구 회장의 인사말을 대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권 부회장은 시장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LG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의 기본정신을 다시 되새기고 발전시킴으로써 LG만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모든 일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으로부터의 배움을 더 나은 가치로 만들어 고객을 위한 혁신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6월 구 회장 취임 2주 만에 ㈜LG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후 구 회장의 승계작업을 마무리 짓고 미래 사업에는 과감하게 투자, 비주력 사업은 정리하는 등 ‘구광모 체제’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했다. 지난 15일 열린 LG전자, LG디스플레이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기존 LG유플러스와 함께 핵심 계열사 3곳의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권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LG에 이어 핵심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구 회장 체제 안착과 동시에 지배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첫 주총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구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총 이후 새로 선임된 사내·사외이사 등과 상견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의 주총 첫 데뷔를 기대했는데 아쉽다”면서 “이사회뿐만 아니라 주주들도 더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는 이날 주총에서 하범종 LG 재경팀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과 함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신규선임), 최상태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재선임)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로써 LG의 4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회계 전문가로 구성됐다. 권 부회장은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LG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진심이 담긴 우리만의 방식을 더욱 고민하고 발전시켜 국민과 사회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