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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직판 시도만으로 눈치"…판매사-운용사 '갑을관계' 여전
판매보수 비중 60~70%…창의적 상품개발 저해 우려
입력 : 2019-03-28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자산운용업계와 펀드 판매사간의 불합리한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운용사의 일방적 희생이 강요되는 분위기를 개선시키겠다고 나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이나 증권사 등은 각사별로 '하우스 뷰'를 반영해 정한 기준과 내부 추천펀드 선정위원회를 거쳐 추천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만들고 운용하며, 은행, 증권사, 펀드온라인코리아(펀드슈퍼마켓)를 중심으로 판매된다. 업계에서는 펀드 판매사와의 불합리한 구조적 관계가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판매사의 역할이 절대적인 것은 일반투자자 대부분이 펀드에 투자할 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 창구 직원들의 권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저렴한 보수 등 최적의 조건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펀드는 여전히 판매사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상황이다. 
 
운용사에게 허용된 펀드 직접판매(직판)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다 보니 펀드의 전체 보수 중에서 판매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 수준으로 높다. 펀드를 운용하면서 운용사가 받는 운용보수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운용사 자체 온라인 채널을 통해 펀드를 팔 수 있는 규정은 있지만, 실제로 직접 판매를 하는 시도는 거의 없다"며 "주요 판매채널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시도는 그 자체로 주목받게 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자체 판매 채널을 구축하더라도 정작 광고나 트래픽 효과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판매사에 열등한 지위를 갖고 있어 운용시장 전문성이나 창의적 상품개발이 저해될 수 있다"며 "펀드 판매의 편의 때문에 자산운용사의 일방적 희생이 전제되는 불합리한 구조가 지속되는데, 업계의 얘기를 듣고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가 공동 출자해 2013년에 출범한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가입자가 지불하는 비용을 볼 때 판매보수는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저렴하지만, 투자 고수들을 제외한 일반 투자자들이 선택하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투자협회는 펀드판매사(직판사 제외) 중 추천펀드 제도를 운영하는 24개사의 수익률을 공개했다. 지난해 7~12월까지 국내주식형 펀드를 추천한 뒤 수익률(절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은행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형 1위는 하나금융투자였다. 위험이나 세부유형 등의 변수를 반영한 상대수익률을 기준으로는 국내주식형, 해외주식형에서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상대수익률은 추천펀드 선정의 적정성을 나타낸다. 
 
펀드는 여전히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통한 판매 의존이 심한 상황이다. 한 은행 영업점에 고객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김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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