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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대란' 확산…"공인 회계사 늘리고 해석 다양성 수용해야"
금융당국, 원칙정립·사례연구 필요 의견도
입력 : 2019-04-10 오후 2:44:07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새로운 외부감사법 적용으로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이 대폭 증가하는 등의 '회계 대란'이 앞으로 더욱 확산할 수 있어 전문인력인 공인회계사를 늘리고 원칙 중심인 국제회계기준(IFRS) 시대에 맞게 다양한 해석을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종학 서울대 교수는 10일 한국회계정보학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IFRS 시대 회계 전문가의 역할과 책임' 심포지엄에서 "2018년 기말 회계감사에서 수많은 기업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비적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 회계 대란이 내년에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며 "기업이 회계 역량을 갖춘 인재를 충분히 뽑아야 하는데 대부분이 빅4 회계법인에 취업하는 상황이라 공인회계사 합격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외감법에서는 회계법인의 자문 활동이 엄격히 제한돼 내부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회계사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10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회계정보학회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왼쪽부터) 송창영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 최종학 서울대 교수, 최연식 경희대 교수, 정도진 중앙대 교수, 이상열 한양대 교수, 지현미 계명대 교수. 사진/뉴스토마토
 
기업의 태도 문제도 지적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형식적으로는 IFRS를 도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K-GAPP 때처럼 행동한다"며 "회계인력 보유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회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감사하러 온 회계법인에 도와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회계 문제 해석에 대한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연식 경희대 교수는 "규정 중심의 회계원칙인 K-GAPP에서는 정답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결론이 있었겠지만, 원칙 중심인 IFRS에서는 주어진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며 "정답과 오답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가인 송창영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송 변호사는 "원칙 중심의 회계처리에서는 복수의 올바른 회계처리가 존재해 회계처리 인정범위가 넓을 수 있다"며 "실제로 에이프로젠처럼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감사인의 지적을 수용해 수정공시한 사항에 대해 정정고시 전 회계처리도 문제가 없다고 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현미 계명대 교수는 "지금까지 감독당국이 세세한 회계 처리 기준에 대한 의견을 많이 냈고 제재자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회계처리 기준을 정립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모호한 회계처리 이슈에 대해서도 수동적으로 질의를 기다리기보다 학계, 회계법인 등과 사례를 선제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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