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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막히고 미국산 원유 수입 늘었다
입력 : 2019-04-23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국내 이란산 원유 수입이 다시 막히면서 급증했던 미국산 원유 도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수입처 다변화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
 
미국은 22일(현지시간) 5월2일까지 한국 등 8개국에 인정했던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예외조치를 더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산 원유를 계속 사들이는 나라는 미국의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는 엄포도 놨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8월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감축조건을 어겼다며 제재를 재개했고, 이란산 원유수입을 금지시켰다. 다만 한국 중국 일본 등 8개국만 한시적 예외국으로 인정했다.
 
이란산 석유 수출이 봉쇄되면 국내 미국산 원유 도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5월8일 이란 제재 복원을 발표한 이후 국내 미국산 원유 도입량은 큰 폭으로 매달 증가했다. 지난해 5월 316만1000배럴에 그쳤던 미국산 원유 수입물량은 그해 8월 730만7000배럴로 뛰었으며, 12월에는 1361만배럴까지 치솟았다. 
 
 
국내 미국산 원유 도입 비중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등에 따른 수입처 다변화의 노력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산 원유를 캐나다에 이어 두번째로 가장 많이 수입했다. 수입량은 8615만배럴에 달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주효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중동의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7~8달러 가량 낮은 수준에 형성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압력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원유 수입 비중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9.2%였으나 지난 2월에는 12.6%를 기록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이어 세번째다. 
 
세계적인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라츠'는 한국이 올해 상반기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원유 규모가 4000만 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올해 1∼2월 국내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총 2094배럴이었는데, 이는 작년 1분기(1∼3월) 수입량(585만 배럴)보다 약 3.6배 많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대체로 중동산 원유에 맞춰 생산 설비를 갖춘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산 원유가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수입량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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