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정유업계가 지난 1분기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액은 하락했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이 지난해 1분기보다 4.7% 증가한 1억1964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 대외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수출량이 늘어난 이유는 정유사가 수출하는 국가가 44개국에서 59개국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1분기에 토고, 몰타, 에콰도르 등에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수출하며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지중해, 남미 등지로 수출국을 다변화했다.
대한석유협회는 "통상 1분기는 석유제품 수요의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에서 대외 악조건 속에서도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그러나 수출액은 휘발유 등 국제 석유제품가격 약세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작년 1분기 대비 0.9% 감소한 84억9741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분기 배럴당 63.9달러에서 올 1분기 배럴당 63.5 달러로 변동폭이 미미하나, 정유사의 주요 수출제품인 국제휘발유(92RON)와 국제경유(0.001%)가격은 각각 12.8%, 2.4%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정유 4사의 1분기 수출 단가는 전년동기대비 5.3% 하락한 배럴당 71.0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수출물량의 39.8%인 4762만5000배럴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휘발유(19.7%), 항공유(17.8%), 나프타(9%) 순으로 나타났다.
1분기 한국의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은 중국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수출국 6위였던 대만과 11위였던 미국이 호주, 싱가폴 등을 제치고 각각 3위와 5위로 올라섰다.
대만은 지난해 초 발생한 디젤생산시설 화재 여파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국내서 경유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항공유 수입물량이 지난해 1분기 대비 4배 가량 증가하면서 지난해 1분기 11위에서 올해 1분기 5위에 등극했다. 미국은 1분기 중 우리나라의 주요 원유수입국 중 4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주요 석유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성장률 전망이 잇달아 하향조정 되고, 주요 산업 위주로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유업계는 수출국 다변화와 수출물량 증대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2분기에는 국제유가 강세와 정제마진 개선으로 수출체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