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이아경 기자] SK그룹 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이 모두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D램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고 SK이노베이션 역시 전통 사업인 정유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SK텔레콤은 25%요금할인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1분기에도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3사와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6조7727억원, 영업이익 1조36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 69% 감소한 수치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D램의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예상보다 빠른 가격 하락이 전체 실적을 떨어트렸다. 특히 D램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서버 고객들의 수요 감소 영향이 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2조4002억원, 영업이익은 53.5% 감소한 3311억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석유사업의 부진이 전체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디젤 등 석유제품 마진과 올레핀 등 화학제품 마진 모두 약세를 나타내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이어졌다.
다음달 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의 전망도 어둡다. 지난해보다 2~3% 하락한 3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9월부터 요금할인율이 25%로 상향되면서 휴대폰을 교체하는 소비자들 중 공시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요금할인에 대한 비용은 고스란히 이통사 수익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5G가 상용화되면서 기지국을 세우고 마케팅을 하기 위한 비용도 계속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3사는 2분기 업황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는 모바일과 서버 고객들의 수요가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에는 수급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계절적 수요 증가에 따른 휘발유 마진 개선과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에 따른 저유황유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었다. SK텔레콤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봤다.
왕해나·이아경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