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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ABC)거래소 파산까지 이끈 프라이빗키, 그 역할은?
비밀번호로 된 개인키…분실·도난 시 소유권 주장 못해
입력 : 2019-04-29 오전 10:10:1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뢰성, 안정성, 투명성.
 
모두 블록체인의 특징을 일컫는 말입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탈중앙화를 기반으로 하는 분산된 성질을 띠고 있다 보니 높은 보안과 위·변조가 불가능한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블록체인 특성으로 인해 암호화폐가 '그림의 떡'이 되는 일도 벌어집니다.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최종 승인절차로 '프라이빗 키(Private Key)'가 필요하지만, 해당 키를 잃어버리거나 유출될 경우 거래를 이어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도대체 프라이빗 키(Private Key)가 무엇이기에 자산을 찾을 수 없는 걸까요?
 
프라이빗키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암호화된 가상의 열쇠, 즉 개인 비밀번호를 일컫습니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갑에는 지갑마다 일련번호로 짜인 개인키가 설정돼있어 키가 없는 사람은 자산에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의 경우 탈중앙화된 가상의 자산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키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경우 자산에 대한 소유권도 주장하기가 어렵습니다. 시중은행이었다면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모바일 등을 통해 비밀번호를 재발급받을 수 있지만, 암호화폐 세계에서는 키를 분실하면 그걸로 끝인 것입니다.
 
결국 보안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동시에 암호화폐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만들어버리는 주범이 되는 셈이지요.
 
프라이빗키는 거래소를 파산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실제 지난 2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빈은 돌연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코인빈은 파산 이유로 프라이빗 키 분실로 인한 손실과 간부의 모럴해저드를 지목했습니다.
 
암호화폐 관리 담당 간부가 작년 11월 암호화폐 비트코인 520개에 대한 암호 키를 삭제하고, 이더리움 101.26개가 들어있는 종이지갑 패스워드를 분실하는 등 배임행위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프라이빗키 분실로 현재 접근이 불가한 암호화폐 자산은 총 23억 5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거래소 대표의 사망으로 프라이빗키가 사라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캐나다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CX(QuadrigaCX)의 경우 설립자인 제럴드 코튼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이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제럴드 코튼 대표는 쿼드리가의 암호화폐 대부분을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가 사망하면서 거래소 지갑에 대한 개인키도 분실된 것입니다. 금고에 단단한 자물쇠를 걸어뒀지만 정작 열쇠는 사라진 셈입니다.
 
이로 인해 고객 자산은 동결됐고, 쿼드리가CX의 법정 감독기관인 언스트앤영(EY)는 고객 자산 복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라 구조조정이 아닌 거래소 파산으로 결정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 액수 또한 1억 9000만 캐나다달러(한화 1612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프라이빗키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한편 최근에는 프라이빗 키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백업 방안들이 추진되기도 합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프라이빗키를 백업할 수 있는 기능을 지갑에 탑재했으며, 삼성전자는 자사 휴대폰인 갤럭시S10 내에 프라이빗 키를 보관할 수 있는 일종의 암호화폐 지갑 '키스토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두나무의 자회사 루트원소프트는 프라이빗 키와 자산을 사용자에게 직접 제공하지 않고, 대신 보관하는 커스터디(Custody)형 지갑 '비트베리'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달라진 프라이빗키가 보안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요? 암호화폐의 자금 보관 방식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됩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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