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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대주주 적격성 완화 필요"...당국, 법 개정 공감대 솔솔
금융당국 내부서 "공정거래법, 인터넷은행과 상관 없다" 지적
입력 : 2019-05-29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당국 내부에서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제3인터넷은행 실패의 표면적인 원인은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혁신성 및 자금조달력 부족 때문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대주주 적격성 기준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과도한 규제로 네이버·인터파크 등 유력 ICT기업이 심사에 참여하지 않게 되자, 당국이 고육지책으로 키움뱅크·토스뱅크 등 부족한 기업으로만 심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완화해, 안정적인 ICT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기준이 너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내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근 금융당국은 키움 및 토스뱅크의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의 핵심정책 중 하나인 제3인터넷은행 인가가 실패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불허 이유로 후보자들의 혁신성 및 자금조달력의 부족을 꼽았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사업의 실현가능성이 미흡했다.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부족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번 인터넷은행 실패의 원인은 키움 및 토스뱅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리하게 높은 대주주 적격성 기준에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부족한 점은 몇달 전부터 시장에서 논란이 됐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예비인가 심사를 강행한 것은 이 둘 외에는 딱히 후보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키움 및 토스뱅크보다 더 안정적인 후보자들이 예비인가 심사에 참여했다면 제3인터넷은행은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과거 인터넷은행 유력 후보자로 꼽혔던 네이버와 인터파크는 인터넷은행에 참가를 검토했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과도한 규제에 부담을 느껴 끝내 참여를 하지 않았다. 현재 네이버는 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인터넷은행 영업을 준비 중이다.
 
현행 인터넷은행법에 따르면 대주주 자격 요건은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으로 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 및 정치권에서는 인터넷은행법의 대주주 자격 요건을 완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을 아예 빼자는 의견과 공정거래법 규제 수위를 완화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외에도 공정거래법 등 규제의 적용기간을 5년에서 대폭 줄이자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도대체 공정거래법 위반이 인터넷은행법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누구는 경제의 기본원칙이라고 하는데 공정거래법이 언제부터 경제의 기본원칙이었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주주 적격성 완화를 위해 '인터넷은행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과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 완화를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종석 의원은 "현행법은 대주주 자격을 기존의 금융회사 수준으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정해 ICT기업 등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열어준다는 법률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각종 규제 위반의 가능성에 노출된 산업자본의 특수성을 고려헤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심사 기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네이버 등 안정적인 ICT 기업이 아니면 인터넷은행 인가가 어렵다고 본다"며 "정부도 이러한 시장의 반응을 고려해 처음부터  자격기준을 다시 정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와 관련 발표를 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최 위원장은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불허 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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