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잇달아 인하하고 나섰다. 올해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통화완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데 따른 조치다. 은행권은 시장금리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예대마진(예금·대출금리 차이)을 통한 수익 방어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시장은행에서 고객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을 0.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4월 코드K정기예금과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을 각각 0.30%포인트, 0.10%포인트 하향 조정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이에 따라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3년제는 기존 연 2.60%에서 2.55%로 낮아지며 2년 만기와 1년 만기 예금의 경우 각각 0.05% 떨어진 2.50%, 2.45%가 적용된다. 여기에는 미·중 무역 분쟁을 비롯한 대내외 경제 우려로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가능성이 커지는 등 시장금리가 하락한 점이 영향을 줬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도 소폭 조정됐다"면서 "인하된 금리는 신규 가입고객에 한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오는 18일 개최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경기둔화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지난달 31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시장금리의 지표로 통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 또한 지난달 31일 1.587%로 내려앉은 이후 6월 들어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533%로 기준금리(1.75%)보다 0.22%포인트 낮다. 국내 시장금리 하락에 은행들도 재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10일부터 기존 연 2.0%였던 위비SUPER주거래예금Ⅱ의 기본금리를 연 1.9%로 0.1%포인트 낮췄다. 위비SUPER주거래예금은 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으로, 변경된 이율은 신규 수신 가입 건부터 도입된다. 이를 통해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우리은행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SC제일은행은 이달 5일부터 퍼스트정기예금과 퍼스트재형저축의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까지 내렸다. 종전에 1.95%(5년) 금리가 적용됐다면 앞으로는 1.65%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밖에 KEB하나은행은 이달 초 개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369정기예금’ 기본금리를 0.20%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 0.20%포인트 인하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에서도 당연히 이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되는 폭에 따라 여·수신 상품의 금리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