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제 금값이 미중 무역협상 갈등 영향으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약세)이 두드러지면서 금 가격이 올 들어 10%나 급등한 상태다. 이달 말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안전자산 강세를 잠재울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세는 최근 3년래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금 현물은 1g당 5만890원에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1월2일) 4만6240원에 비해 10% 오른 수치다.
KRX 금시세는 국제 금가격을 반영한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금 가격도 온스(31.103g)당 1331.90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지난 5월29일 이후 최근 11개래일 중 6월10일 하루를 제외한 10거래일 동안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국제시세를 감안하더라도 KRX 금시세는 NYMEX 금 상승률(4.1%)의 2배 이상 올랐다. 안전자산을 기초로 한 금 시장의 이 같은 변동폭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배흥수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장은 "국제 금시세는 달러 기반이지만 KRX 금시세는 원화로 거래되는데 상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국제시세보다 상승률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배 부장은 "여기에 5월까지는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국제시세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주 사이에 오르면서 시세가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간접투자 상품인 금 펀드 수익률도 웬만한 주식형펀드를 웃돈다. 국내 12개 금 펀드의 올해 평균수익률(에프앤가이드 집계)은 5.0%로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3.6%)나 국내채권형 펀드(1.4%) 성과를 크게 앞선 상황이다.
다만 금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데다,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긴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합의점을 모색하게 될 기회를 앞두고 있어 신규로 금 투자에 나서려면 주의해야 한다.
오는 28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자리에서 양국간 갈등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지만,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자제하는 방향으로만 가도 주식시장엔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도 한풀 꺾일 수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20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만나더라도 극적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낮아 이런 과정에서 부각될 이슈들은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요인"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미국의 투자경기도 3분기 이후 안정세가 예상돼 글로벌 무역갈등의 부정적 영향력이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