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 정보통신기술(ICT) 패밀리가 연구개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뭉쳤다. SK텔레콤, SK㈜ C&C,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11번가, SK실트론 등 7개사가 보유한 주요 서비스 프로그램개발도구(API)를 개방하고, 연구개발(R&D)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앞서 티 디벨로퍼스(T Developers)를 통해 진행한 개발자 생태계 지원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가치(소셜밸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산하 R&D 소위원장인 박진효 SK텔레콤 CTO는 6일 분당 ICT 기술센터에서 "SK오픈API 포털을 27일 공개한다"며 "작지만 강한 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SK ICT 패밀리의 핵심 자산을 공개해 R&D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진효 SK텔레콤 CTO가 26일 SK오픈API 포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API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로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API 활용도는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서비스가 한 가지 기능만 수행하는 독립적인 방식이었다면, 이동통신 기술 발전으로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결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한 SK오픈API 포털은 SK ICT 패밀리가 보유한 API와 활용 메뉴얼, 다양한 샘플 등을 제공한다. 개발자와 벤처는 이를 활용해 응용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SK오픈API 포털을 통해 공개된 SK ICT 패밀리 API는 총 46개다. SK텔레콤 T맵·애브리에어 등 19종, SK㈜ C&C 12종, SK브로드밴드 13종, SK플래닛 1종, 11번가 1종이다. 각 사는 연내 공개 API를 85종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가령 모빌리티 스타트업 파토스(FATOS)는 T맵 API를 사용해 긴급출동 차량관제 솔루션, 위험물 운송차량 관제 솔루션 등에 경로정보, 주변검색, 위치좌표 등을 활용 중이다. 매출은 210% 늘어났다.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캠 API를 연동해 디지털사이니지를 강화할 수도 있다. 매장 앞 디지털사아니지에 실시간 조리영상 및 광고 송출을 통해 위생을 강조하고, 고객의 관심도 제고하는 식이다.
스타트업에서 SK브로드밴드 클라우드캠 API를 적용한 사례.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SK그룹의 API 창구를 통합하면서 기술·데이터·콘텐츠를 융합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매시업도 용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 기반 출입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SK텔레콤의 T맵 API를 활용해 위치 정보를 받고, SK㈜ C&C 에이브릴의 비전 AI인 AIDEN(에이든) API를 통해 안면 인식 기능을 넣으면 된다. 출입 기록을 영상으로 관리하고 싶으면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캠 API를 추가하면 된다.
5G를 통한 융합 서비스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다. SK ICT 패밀리는 올해 5G API를 오픈할 계획이며, 필수적인 모바일엣지컴퓨팅(MEC) API 등을 통해 비즈니스모델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 그룹장은 "이번에 공개하는 API를 통해 내부 개발하거나 외부 파트너와 협업하는 모델로 키워 쌍방향 오픈 협업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SK ICT 패밀리는 오픈 API를 통해 1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그룹장은 "목표로 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는 100억원 수준"이라며 "수익창출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협력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합의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