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앵커멘트>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놨습니다. 지난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를 되사들인 지 불과 3개월 만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왕해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웅진코웨이는 지난 2013년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MBK파트너스에 팔렸습니다. 웅진코웨이는 연간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는 알짜 계열사였지만, 웅진그룹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빚더미에 앉으면서 매각되는 운명에 처했습니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6년 만에 웅진코웨이를 되찾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3개월.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다시 팔기로 결정한 것은 자금 사정이 얼어붙고 있어서 입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되사는 데 약 2조원을 썼습니다. 이 가운데 80%인 1조6000억원이 빚이었습니다.
이렇게 빚이 늘어난 상태에서 웅진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그 여파로 그룹 지주사인 웅진의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윤석금 회장은 재무 리스크로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우려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각 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입니다. 매각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기로 했습니다.
<웅진그룹 관계자: 렌탈시장의 원조로서 웅진코웨이 매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으나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안으로 1년 내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방침이다>
웅진그룹은 이후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를 추가적으로 매각해 현금을 확보,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계열사 중에 제일 비싸니까 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코웨이 팔고 나면 채무 문제는 해결하게 된다. 다소 무리한 인수였다.>
일각에서는 렌탈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웅진코웨이가 선두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하에 매각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렌탈 시장은 청호나이스, SK매직 등이 치열한 상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고 LG전자 등 대기업도 뛰어드는 상황입니다.
몇 개월 사이 이뤄진 인수와 재매각 결정에 시장과 직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며 무리한 인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왕해나입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