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잠시 멈추고 협상에 나서기로 했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의 상황을 피했을 뿐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는 데다 기업실적이 부진해 의미 있는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회담을 갖고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발표했다. 미국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했고 화웨이 제재 완화 가능성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2번째)이 6월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2번째)과 양국 대표단과 함께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사진/뉴시스
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기보다 신중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 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벗어나 일시적인 휴전국면에 진입했지만 종전 시기를 가늠할 수 없고 5월 이후 진행된 관세율 인상·보복 관세 철회는 없었다"며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된 게 아니고 휴전으로 바뀌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오르더라도 2150선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마진을 확보한 배당주와 안정성이 높은 내수주·경기방어주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대화 재개는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약화 등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협상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을 근거로 지나친 낙관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눈여겨볼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화학이 꼽힌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재개로 대중 수출 부진이 개선될 생겼다"며 "위안화 안정이 확보되고 중국 수입 수요가 살아나면 대중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화학제품의 판매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관련 업종의 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이뤄진 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은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남북경협주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가 판문점에서 사실상 3차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남북경협주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될 것"이라며 "실무 회담이 진행되면 주가 모멘텀이 발생하고 추가로 북미 정상회담이 구체화되면 모멘텀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주에 대한 투자는 현대엘리베이터와 아세아시멘트 등 대표주에 우선 관심을 두고 제재 완화와 구체적인 경제협력안이 나오는 업종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조언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