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제완화와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제시됐다. 기존 방송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재검토해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국내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킬러 콘텐츠 확보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3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린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와 국내 OTT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미디어 시장이 OTT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와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콘텐츠산업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인터넷(IP)TV가 성장하면서 비실시간 시청이 증가하고, 주문형비디오(VOD)로 인한 시청형태도 확대됐다"며 "한국에서 이미 OTT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판을 키워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넷플릭스의 진출로 OTT 시청환경이 급속도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과 OTT 셋톱박스의 출시로 OTT가 TV로 침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10~20대뿐만 아니라 구매력이 있는 핵심시청층이 30~40대의 OTT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발견된다"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 OTT 중심으로 미디어 생태계 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국내에서 OTT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136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은 올해 6345억원, 2020년 7801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해 20% 넘는 성장률이다.
3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와 국내 OTT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진행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연구원은 이 결과 국내 미디어 사업자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푹과 옥수수,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KT와 왓챠플레이의 연합이 대표적"이라며 "D2C(Direct to Consumer)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지상파는 OTT 연합에 참여하며 넷플릭스로 콘텐츠 공급을 시작했고, CJ ENM은 제작역량강화와 티빙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OTT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OTT 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규제 개편에 대한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 연구원은 "OTT 자체를 규제하려하기 보다는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자 규제를 재검토해 국내시장에서 서비스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원은 "미디어에 대한 규제가 포지티브 규제가 아닌 네거티브규제로 가는 방안이 시급하다"며 "현재 방송사업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시어도 방송법에 기재가 안 된 것은 불법인 포지티브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사업자들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며 "OTT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푹과 옥수수의 결합과 같은 제휴모델이 많이 일어나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경쟁력을 위한 투자 선행도 강조됐다. 이현석 MBC 그룹매체전략부 차장은 "넷플릭스를 보는 이유는 킹덤이 넷플릭스 안에 있기 때문"이라며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도 "콘텐츠 경쟁력 자체를 논의해야 한다"며 "OTT 플랫폼과 연계되는 차원에서 콘텐츠 리소스부분까지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