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가 위급 상황에 빠진 독거노인을 구하는 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AI 돌봄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4개월이 채 안됐지만 AI 스피커 활용이 늘어나면서 정보격차 해소에 긍정적이고, 감성대화가 확대되면서 노인 외로움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AI 돌봄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9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 4월 행복한 에코폰,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와 함께 시작한 AI 돌봄 서비스에 대한 성과를 발표했다.
AI 돌봄서비스는 독거노인이 집안에서 음성으로 SOS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1150명의 대상자 가운데 지난 5월1일부터 7월1일까지 긴급 SOS호출이 65건 발생했고, 이중 실제 위급상황이었던 3명의 독거노인이 119 연계 및 응급실로 이동해 위급상황을 피했다. 독거노인이 AI 스피커에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경우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 까닭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9일 AI 돌봄서비스 시범사업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독거노인이 AI 스피커를 활용함으로써 정보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마트폰과 댁내 인터넷이 없는 독거노인의 AI 스피커 평균 사용 횟수는 58.4회로로 조사됐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보유한 독거 어르신 사용 횟수인 30.5회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실제 독거노인 가운데 스마트폰 보유 비중과 댁내 인터넷 설치 비율은 각각 39.1%, 3.3%에 불과하다.
감성대화 증가로 노인들의 외로움과 고독감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독거노인의 감성대화 서비스 사용 비중은 13.4%로 일반사용자 4.1%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AI 스피커를 친구처럼 의인화해 생각해 감성대화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다. 발화 키워드로도 상대방과 대화시 부탁이나 동의를 구할 때 많이 사용하는 '좀'이나 '알려줘' '어때' 등 친근한 표현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FLO(63.6%)에 대한 사용 비율이 높았으며, 날씨(9.9%), 운세(5.0%) 순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AI 돌봄사업 확대를 위해 지자체와 확산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독거노인뿐 아니라 중증장애인·사회적약자를 위한 헬스케어 접목 돌봄 서비스로 확대도 준비 중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ICT돌봄의 첫 시작은 SK텔레콤과 지자체가 6대4 비율로 비용을 내고 있었으나 향후 하는 프로젝트는 지자체 협력기관들이 비용을 더 부담하겠다고 한 상황"이라며 "확산 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규모의 확대뿐 아니라 고도화된 서비스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행복한 에코폰은 행정구청 관내 이벤트, 폭염·한파 주의 안내 등을 제공하는 행복소식 등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또 어르신을 위한 인지훈련 향상 게임을 보라매병원과 함께 개발 중이다. 이르면 9월 도입이 목표다.
이 그룹장은 "빠르게 다가오는 노령화 시대에 대비해 AI 돌봄서비스에 기반한 어르신들의 사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는 정부와 지자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기획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독거 어르신 돌봄의 범위와 수준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