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가전양판업계가 전자제품 PB(Private Brand)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 침체를 상쇄하기 위해 가성비 있는 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온라인 매출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11일 가전양판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이 대기업 시중 제품보다 10~30%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PB상품을 선보인다.
롯데하이마트의 PB '하이메이드'에서 출시한 4도어 냉장고 제품 이미지. 사진/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16년부터 '하이메이드'라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해 PB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이메이드는 80개 품목, 500여개의 상품으로 구성됐다. 드라이기, 에어프라이어, PC주변기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하이메이드는 당초 소형가전 위주 제품을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점차 보폭을 넓히며 대형 가전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전략을 취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처음으로 418ℓ 4도어 냉장고를 선보인데 이어, 65형 TV, 벽걸이 에어컨 등으로 판매 품목을 넓혔다. 또한 제조업체인 '대우전자', '엘렉트로룩스' 등과 협업을 통해 세탁기 등을 출시하면서 대형가전 상품군을 강화했다. 그 결과 최근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롯데하이마트에서 출시된 냉장고 품목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하이마트가 제공한 올해 상반기 기준 PB 매출 순위에서도 418ℓ 4도어 냉장고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상위 매출 2위와 3위는 각각 23형 공기청정기, 11㎏ 세탁기가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벽걸이형 에어컨, 헤어드라이어가 그 다음 순으로 많이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랜드의 PB 제품인 '아낙 초미풍 선풍기' 제품 이미지. 사진/전자랜드
전자랜드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08년부터 자체 브랜드 '아낙'에서 PB 제품을 출시했다. 전자랜드는 안마의자, 선풍기, 가습기 등 200여종의 품목의 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꾸준히 PB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기존 제조업체 영향력이 적은 소형 가전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상위 5개 누적 매출액이 가장 큰 PB 제품으로는 안마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벽걸이에어컨, 선풍기, 믹서기, 전기포트 등의 순이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소형 가전 위주로 PB상품을 운영하는데 최근에는 초미풍 선풍기가 반응이 좋다"라며 "추가 PB 상품 출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전양판업체들이 PB제품을 확장하는 이유로는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반면, 온라인 채널에서 가성비를 갖춘 제품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 롯데하이마트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했으며, 전자랜드 등도 온·오프라인 가격 경쟁 심화로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전양판업체들은 새로운 PB 상품을 발굴하는데 이어, 가성비 높은 제품 출시해 고객들의 관심을 높이고 구매를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온라인 구매 판매량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류진아 롯데하이마트 PB개발팀장은 "롯데하이마트는 앞으로도 우수한 제조사와 협업해 품질이 우수한 가전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하이메이드 브랜드를 고급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