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앞으로 보험설계사들이 보험계약을 성사시킬 때 받는 판매수수료를 몇 년에 걸쳐 나눠받도록 수수료 체계가 개편된다. 그간 설계사들은 전체 수수료의 80~90% 이상을 6개월 이내에 받아왔다. 특히 보험사는 설계사에 수수료를 과다 지급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왔다. 향후 수수료 분할 지급제와 보험 사업비 개선방안이 도입되면 약 2~4%의 보험료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의 '불합리한 보험 사업비와 모집 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일부 보험사들은 매출확대를 위해 GA(법인보험대리점) 등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모집조직은 다른 보험사에 동일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의 사업비 지출이 증가하고 보험료에서 부가보험료(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하게 됐다.
시책 명목으로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로 모집조직간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타인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각종 위법행위가 발생된다는 지적이다.
당국은 보험회사 임의로 지급하는 시책이 전체의 25%의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판매실적이 많은 대리점·설계사에게 더 높은 수당 지급률을 책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월보험료 10만원 이상의 상품을 성사하면 100만원 이상의 모집수수료를 갖게 된다. 월보험료 50만원 이상이 성사되면 700만원의 모집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이에 당국은 보험회사가 보험상품을 설계하는 시점에 모집수수료 지급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기로 했다. 임의로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해약공제액을 재원으로 모집조직에게 지급ㅎ 하는 수수료는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지급기준을 정한다.
특히 모집수수료 분할지급 방식이 도입된다. 현재 보험산업의 가장 큰 폐단으로 지목되고 있는 모집수수료 선지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모집 수수료의 80~90%의 이상을 계약초기(6개월 이내)에 지급되고 있다.
이에 과도한 경쟁이 유발돼 소비자의 연고관계에 의한 보험 가입이 많아지는 실정이다. 조기 해약시 과도한 해약공제로 해약환급금이 축소되고 보험료가 인상될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선지급 수수료는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소비자·설계사의 신뢰 상실을 유발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당국은 현행 선지급 방식 이외 수수료를 분할지급 제도를 병행해 도입하기로 했다. 수수료를 분할 지급시 연간 수수료는 표준해약공제액의 60%이하, 분급 수수료 총액이 선지급방식 총액대비 5%이상 높게 책정되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선지급 방식은 1차년 900만원, 2차년도에 100만원으로 총 1000만원을 받았다면, 분할지급 방식은 1차년 600만원, 2차년 450만원으로 총 1050만원을 받는다.
이처럼 수수료 분할 지급제와 보험 사업비 개선방안이 도입되면 약 2~4%의 보험료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달 중 법규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하고 하반기내에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금융위 의결 등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금융위 회의실에서 열린 보험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회의.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