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4년 동안 5세대(5G) 통신을 준비했습니다. 5G와 롱텀에볼루션(LTE) 병합전송을 하지 않은 건 그만큼 5G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기 때문입니다. 5G로 데이터 수신을 하는 5G 퍼스트(First) 전략은 5G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원적 요소입니다."
지난 6일 광화문 KT 이스트빌딩에서 만난 서창석 KT 네트워크전략본부장 전무(사진)는 5G 퍼스트 전략이야말로 5G 체감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경쟁력임을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KT는 지난 4월 5G 상용화 당시 5G 단독 전송 기술을 들고 나왔다. 경쟁사들이 이론상 최고 속도를 내기 위해 LTE와 5G를 병합한 것과 다른 행보다. 5G 상용화에 나선 미국이나 상용화를 앞둔 중국과 일본도 5G 단독 전송 기술을 쓰지는 않는다. 서 본부장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며 5G 네트워크의 설계·구축·최적화·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그 결과로 나온 5G 퍼스트 전략이야말로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네트워크 운용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 공통적으로 LTE 무제한 가입자가 확대되면서 트래픽이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5G를 LTE와 병합하기보다 5G 단독으로 쓰는 것이 체감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서 본부장은 "최고 속도만이 5G의 장점도 아니며, 5G를 LTE와 병합전송할 경우 속도 향상 효과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속도 프레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고객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일환으로 5G의 초저지연(Latency) 특성을 보장하고, 배터리사용 시간을 극대화해야 하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5G와 LTE 병합전송과 5G 단독전송 등 다양한 상황에서 수십 차례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병합전송은 LTE의 지연시간을 반영해 5G 초저지연 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5G 퍼스트 전략이 초저지연을 보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데이터 전송 중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저전력 모드로 전환시켜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배터리절감기술(C-DRX)과 5G 퍼스트 전략이 만날 경우 5G 단말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5G와 LTE 2개의 칩이 따로 장착돼 있는 현재의 5G 단말 구조에서 5G 모뎀만을 사용하는 것이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까닭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후 갤럭시S10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최대 61% 향상됐다. 서 본부장은 이달 시장에 출시되는 갤럭시노트10에서도 이러한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갤럭시노트10에 대해서도 이 기술을 적용해 실험 중에 있다"며 "갤럭시S10만큼 배터리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신 스마트폰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발열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서 본부장은 "전력 소모를 줄인다는 것은 발열을 줄인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KT는 5G 품질의 근간인 커버리지 확대 전략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서 본부장은 "출근 후 제일 먼저 살피는 것이 5G 커버리지맵"이라면서 "고객 기대에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최대 5G 커버리지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거시적·미시적·세부적 관점에서 만든 3단계 전략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선 5G 기본 커버리지 확보를 위해 하반기 85개시 대상으로 기본 커버리지를 확대해 전국 인구 및 트래픽 기준 80%까지 5G 커버리지를 확보에 나선다. 동시에 계절별 고객 동선을 고려한 전략 커버리지도 확대한다. 현재 경부·호남·영동고속도로에 대해서는 1차 커버리지 확보 후 최적화가 진행 중이며, 서해안·서울~양양고속도로는 현재 설계가 완료돼 커버리지를 구축 중에 있다. 가을철 단풍 관광지, 스키장 등 동계 액티비티 지역에 대한 설계·구축도 준비 중이다. 서 본부장은 "인빌딩을 포함해 이미 확보된 5G 기본 커버리지 지역 내에서도 추가적인 커버리지 확대와 품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 핀포인트 설계·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1등 5G 커버리지를 지속해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