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스마트폰이 몇 미터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공중에다 ‘휙’ 원을 그리기만 하면 카메라가 줌인·아웃된다. 위로 들거나 옆으로 선을 그으면 촬영 모드를 바꾸거나 셀피 촬영 모드로 전환할 수도 있다. 마치 마술 지팡이처럼 분한 갤럭시노트10(노트10) S펜 덕분이다.
노트의 정체성은 뭐니 뭐니 해도 S펜에 있다. 새로운 S펜은 블루투스로 최대 10m(블루투스 신호가 도달하는 거리) 떨어진 곳에서도 손의 움직임을 인식해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에어 액션’ 기능을 지원했다. 전작에서 S펜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사진 촬영, 두 번 누르면 카메라 렌즈를 바꾸는데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가속도센서와 자이로센서로 이루어진 6축 센서를 탑재해 움직임의 가속도와 움직이는 각의 속도를 인식했기에 가능했다. 다만 셀피 모드에서 원격으로 줌인·아웃 하는 기능은 제한돼 있어 아쉬웠다.
S펜의 고유 기능인 필기기능도 개선됐다. 노트 화면에서 이미 쓴 글자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색상과 굵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다. S펜으로 쓴 손글씨를 톡톡 두드리거나 아래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텍스트로 바로 변환됐다. S펜으로 글자의 범위를 지정하면 한 번에 텍스트로 바꿔서 이메일로 보낼 수도 있었다.
노트10은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나누고 싶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최적의 스마트폰 같았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도 동영상에 효과를 추가하고 텍스트를 삽입하고 배경음악을 설정하는 과정이 손쉽게 이뤄졌다. 보고 있는 화면을 녹화하면서 녹화 중인 화면 위에 S펜으로 글씨나 그림을 넣고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 자신의 표정이나 말을 담아 친구와 가족들에게 공유할 수도 있었다. 증강현실(AR) 두들 기능을 사용하면 움직이는 피사체에 사용자가 S펜 등으로 그린 이미지가 따라가면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일상을 담은 브이로드(V-log) 영상 등에 활용도가 상당할 것 같았다.
노트10은 동영상 촬영 중 줌 인을 하면 줌 인한 만큼 피사체의 소리를 키워서 녹음해주고, 주변 소음은 줄여주는 ‘줌 인 마이크’ 기능도 지원했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뛰어 노는 아이를 중앙에 맞춰 줌 인을 하면 아이의 목소리를 주변 소리보다 더 또렷하게 녹음할 수 있는 형식이다. 흔들림 없는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슈퍼 스테디(Super steady)’, 인물에 포커스를 두고 주변 배경을 흐리게 표현할 수 있는 ‘동영상 라이브 포커스’는 프로 같은 촬영을 가능하게 해준다.
삼성 덱스도 노트10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 별도의 액세서리 없이 USB 케이블로 노트10과 PC를 연결하면 PC의 큰 화면과 키보드·마우스를 활용해 보다 편하게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PC에 저장돼 있는 문서에 스마트폰에 저장된 텍스트를 복사해 붙여 넣고 이를 저장한 후 파일을 끌어서 스마트폰으로 바로 옮기는 모습이 시연됐다. 삼성 덱스를 사용하면서도 노트10으로 오는 전화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등 스마트폰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진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물리 버튼을 왼쪽 측면에 두 개(볼륨키, 빅스비+전원키)만 남겼다. 엣지는 전면에서 후면까지 부드럽게 이어져 손으로 쥐었을 때 편안했다. 위와 아래쪽은 직선으로 깎여서 스마트폰 전체적으로 직각의 모양이 구현됐다. 베젤(테두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노트10과 노트10 플러스는 전면에서 스크린이 차지하는 비중이 93.7%, 94.2%까지 올라갔다. 전작인 노트9은 89.5%, 갤럭시S10플러스는 92.4%였다.
놀라운 점은 얇고 가벼워서 크기가 큰 데도(일반 모델 6.3형, 플러스 모델 6.8형) 전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께가 모두 7.9㎜로 얇고 일반 모델은 168g, 플러스모델은 196g로 가벼워 한 손으로 들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노트9의 201g, 갤럭시S10 5G의 198g보다 가볍다. 은은한 광채를 띄며 스마트폰을 움직일 때마다 미묘하게 바뀌는 아우라 글로우, 아우라 화이트, 아우라 블랙 색상도 눈에 띄었다.
미국 뉴욕=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