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올해 2분기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인텔과의 매출액 격차를 좁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매출 1위 자리를 인텔에 내준 이후 3분기만이다.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텔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각각 154억4900만달러(약 18조8308억원)와 129억7200만달러(약 15조811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텔의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3분기(188억7400만달러)를 정점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3분기(210억1500만달러)에 신기록을 올린 후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2분기에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에 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처음으로 인텔을 앞지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에 올랐으나, 지난해 4분기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준 후 3분기째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분기 인텔과의 격차를 줄이면서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IHS마킷은 삼성전자가 일부 핵심 메모리 제품에서 ‘새로운 활력(renewed vigor)’을 확보했다면서 “모바일과 스토리지 시장에서 고사양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등장하면서 낸드플래시와 D램 사업에서 회복세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인텔은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은 부진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2030년 세계 1위’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에도 긍정적인 신호가감지돼 향후 인텔과의 격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가 분류한 33개 집적회로(IC) 제품군 가운데 8개 시스템 반도체에 대해 올해 플러스 성장을 예측했다. 반도체 매출이 38%나 늘어나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반도체(DDI)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PLD)도 각각 19%와 10%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다시금 차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고 있다고는 하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회복이 더디고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인 악재로 인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올해 인텔을 제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