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령을 의결하면서, 오는 28일부터 포괄 허가를 받아온 1100개 수출품이 개별 허가로 바뀐다.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 중 IT 산업 내 반도체 소재, 디스플레이 장비, 2차전지 소재의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돼 우려가 작지 않다. 하지만 정부와 관련 업계는 일본의 무역 규제를 계기로 국산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관련 수혜주 찾기에 한창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업계의 국산화 추진과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국내 소재와 장비 업계의 중장기 수혜가 예상된다. 반도체 특수가스 생산, 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 2차전지 핵심소재(음극바인더·양극바인더·파우치)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기계연구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IT 밸류 체인(소재·장비·부품) 산업을 강화하는 것은 필수라고 언급하며, 정책 강화를 피력했다. 20일에는 국무회의에서 핵심전략 품목의 신속한 기술개발을 위해 소재·부품·장비의 일부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전략 핵심소재 자립화 등에 관한 추진계획을 의결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IT 밸류체인에 대한 당정청의 강도 높은 정책 지원은 과거에 보기 드물던 사례로, 국산화를 위한 우호적 사업 환경으로 인해 관련 업체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에서 이번 규제로 수입절차가 까다로워지는 품목은 크게 소재와 장비, 반도체 칩(Chip) 완제품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중 마스크(포토·블랭크)와 파츠(Parts) 품목 국산화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다행히 블랭크마스크는 비교적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파츠 부문은 이미 한국과 일본이 경쟁중인 시장으로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소재에 비해 장비주는 국산화 수혜가 제한적일 걸로 봤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의 국산화도 직접적이고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불산계 에천트는 최종 납품 기준으로는 국산화가 상당 수준 진행됐지만, 고순도 불산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소재이다.
2차전지 주요 소재는 일본 수입 비중이 80% 이상으로 의존도가 높게 평가된다. 김동원 연구원은 "음극, 양극바인더는 한솔케미칼이 내년부터 국산화를 추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산화 강화 트렌드는 반도체장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욱 연구원은 "특히 일본 업체의 국산화가 성장 동력이거나 일본 업체와의 점유율 경쟁에 있는 업체가 후보군"이라며 "미쓰이금속이 독점하는 극동박을 개발한
와이엠티(251370), 일본 DNP와 토판의 과점체제 FMM을 개발한
웨이브일렉트로(095270), 일본 과점 제품인 블랭크마스크 사업을 하는 에스앤에스텍 등이 거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