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커민스와 손잡고 수소자동차 보폭을 북미로 확대한다.
현대차는 엔진·발전기 기업 미국 커민스와 손잡고 북미 상용차 시장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한다고 27일 밝혔다. 아울러 두 회사는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 비상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두 회사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공동 개발해 북미 지역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제작업체와 데이터 센터 구축업체 등에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커민스에 제공하면, 커민스가 자사의 전동화 파워트레인 부품 기술을 추가 적용한 뒤 이를 북미 지역 상용차 업체에 공급한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관련 전체 사업 진행과 기술 개발 적용은 현대차가 담당하고, 생산은 현대모비스가 맡는다. 커민스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 배터리, 모터, 수소탱크, 인버터, 컨버터 등 전동화 부품을 추가로 장착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전소 구축 비용과 운영비를 보조하고 있으며 차량 구매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미국의 수소충전소 구축과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민관협의체인 'H2USA'는 2035년까지 미국의 수소충전소가 최대 3300곳 설립되고 최대 450만대의 수소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협력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시장성도 밝을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상무와 태드 이왈드 커민스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이 수소연료전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양사는 공동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반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북미 지역 실증과 상용화를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친환경 전동화 파워트레인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양사의 브랜드를 함께 표기하는 방식의 공동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1919년에 설립돼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커민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본사를 두고 디젤·천연가스 엔진, 전동화 파워트레인, 발전기 설계와 제조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버스용 엔진 시장 점유율 1위(95%), 미국 대형 트럭용 엔진 시장 점유율 1위(38%)를 기록했으며 중국에 2개의 연구개발(R&D)센터와 16개의 조인트 벤처를 두고 있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상무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국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기반으로 북미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커민스와 추가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드 이왈드 커민스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은 "양사가 각자의 장점을 활용하고 고객에게 확장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최근 1년간 하이드로제닉스 인수를 포함해 연료전지 사업 역량을 가속화하기 위한 상당한 투자를 진행한 커민스에게 이번 파트너십은 또 하나의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통해 타 완성차, 선박, 철도, 지게차 등 운송 분야, 전력 생산 및 저장 등 발전분야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년 기준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연간 약 2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할 예정이다. 김세훈 상무는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제고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외부 판매 확대로 사업 다각화는 물론 글로벌 수소 리더십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