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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수은 통합' 발언 국감서 난타 예고
야당, 이동걸에게 사전 협의없이 발언 의도 물을 예정
입력 : 2019-09-2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다음달 14일 열리는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회장의 '산업은행-수출입은행 통합' 발언에 난타전이 예고 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협의없이 돌발 발언하고, 이해관계자(담당부처·금융공기관)들의 갈등을 키운 점에 대해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29일 정무위 소속 야당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정부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통합을 발언한 취지를 캐물을 예정"이라며 "개인적인 사견으로 정부기관의 갈등을 부추긴 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통합 발언이 나오자, 담당부처·정책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황당하면서도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의미 없는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고,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고유 핵심 역량에 집중하라"며 일축했다.
 
반면 아직까지 여전히 발언 의도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이에 정무위 야당은 이번 국감에서 이동걸 회장의 발언에 대한 취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다만, 발언의 표면적인 이유로는 정책금융 비효율성을 타파하고 산업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의 해외진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제금융 및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국내 정책금융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과의 합병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이유로 국책은행 지방이전 이슈를 막음과 동시에, 국제금융을 강화하려는 셈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무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과의 통합은 국제금융 강화를 의미하는데, 이는 결국 이들의 본사가 서울(금융중심지)에 남아야 한다는 명분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국책은행을 비롯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추진되는 중이다. 
 
또 국제금융 강화는 산업은행이 정책금융을 하는데 부족했던 자금숨통을 트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간 산업은행은 정부의 소극적인 증자에 불만이 있었고, 자체적인 영업력 강화를 늘 고민해왔다.
 
이동걸 회장의 통합 발언이 사전에 청와대·여권과 교감이 있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어, 야당의 질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동걸 회장은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힌다. 노무현 정권 때 금융감독위원회의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회장은 김수현 전 청와대실장과 함께 대표적인 참여정부 출신 경제학자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런 논의없이 저런 발언이 나오기도 어렵다"며 "정책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여권의 구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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