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서울 KT 광화문빌딩 한 회의실. 책상 위에 놓인 일반 제조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팔이 해커의 공격을 받자 작업 도중 천장을 향한다. 간단한 명령어만으로 네트워크가 해커에 뚫리자 로봇팔이 오작동한 것이다. 기가스텔스를 작동하고 해킹을 시연하자 기가스텔스 플랫폼에 경고화면이 뜬다. 해커가 계속 침입을 시도했지만, '해킹이 차단됐다'는 메시지가 뜨고, 로봇팔은 작업공정을 지속하고 있다.
KT는 이처럼 해킹이 근원적으로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사물인터넷(IoT) 보안 솔루션인 기가스텔스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시범서비스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7일 KT 광화문빌딩 한 회의실에서 일반 네트워크와 기가스텔스 적용 네트워크 기반의 해킹 시연이 진행됐다. 사진/뉴스토마토
기가스텔스는 해커가 IoT 단말의 인터넷프로토콜(IP)주소를 볼 수 없도록 하는 인비저블 IP(Invisible IP) 기술과 자사 블록체인에 의해 신원 검증을 받은 송신자만이 IoT 단말과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능형 네트워크 접근 제어 기술이 접목됐다. 이에따라 기가스텔스 플랫폼은 사용자, IoT 서버, IoT 단말 등 통신에 관련된 모든 요소들에 대한 고유한 블록체인 ID를 부여하고, 1회용 토큰을 발급해 사용자, 서버, 단말 간 엔드투엔드 보안을 제공한다. KT 관계자는 "IoT 단말 해킹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한 익명의 접속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기가스텔스는 2중 인증을 통해 해커의 접속을 원천 차단, IoT 보안 위협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가스텔스는 네트워크 기반 보안 서비스이기 때문에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경쟁성이 있다. 단말에 고가의 추가적인 장비 도입 없이 네트워크 기반으로 보안 적용이 가능한 까닭이다. IoT 단말 단위의 보안관리를 제공해 보안 운영이 손쉬운 것도 장점이다.
KT는 기가스텔스가 적용된 IoT 게이트웨이의 개발을 완료했으며, 연내 출시 예정이다. 기가스텔스 IoT 게이트웨이는 원격 검침기, 카드결제기, 버스정보단말기 등 다양한 IoT 시스템을 비롯해 제조현장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KT는 앞으로 기가스텔스를 IoT 게이트웨이 이외 무선통신모듈 및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당장은 기업간거래(B2B) 고객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5세대(5G) 통신등 무선망을 비롯해 유선망에 결합해 번들형태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30년 전세계 IoT 장비 대수는 1200억개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이 시점 국내 IoT 해킹 피해액이 26조7000억원에 달할 것을 분석했다. 초연결시대 진입으로 IoT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성철 KT 정보보안플랫폼사업담당 상무는 "기가스텔스를 통해 초안전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가스텔스 상용화를 시작으로 IoT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네트워크 보안을 지속 확대하여 시장을 리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