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세대(5G) 스마트폰향 공시지원금이 변동 없이 유지되거나 하향하는 추세다. 상반기 이동통신사별로 5G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지원금을 높였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5G 가입자가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애플의 신제품 이벤트, 5G 서비스 확대 전략을 앞두고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이통 3사 공시지원금 현황을 보면 갤럭시노트10 5G 보조금은 출시 이후 변화폭 없이 유지되고 있다. 최소 28만원으로 형성된 지원금이 이통사 요금제별로 최대 SK텔레콤은 42만원, KT는 45만원, LG유플러스는 43만원으로 책정된 상태다.
상반기 출시됐던 5G 스마트폰은 오히려 지원금이 축소되고 있다. 이통 3사는 지난 26일과 27일 연이어 갤럭시S10에 대한 지원금을 일제히 내렸다. SK텔레콤은 최저 요금제인 슬림(월 5만5000원) 기준 41만원이던 지원금을 28만원으로 내렸다. KT와 LG유플러스도 동일한 요금제에 대해 각각 40만원에서 28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주력 요금제인 8만원대 요금제와 최고가 요금제 구간에서는 20만원 넘게 지원금을 줄였다. SK텔레콤은 프라임(월8만9000원)과 플레티넘(월 12만5000원) 요금제 기준 지원금을 13만원 하향한 42만원으로 책정했다. KT는 베이직(월8만원) 요금제 지원금을 61만원에서 40만원으로, LG유플러스는 스페셜(월 8만5000원) 요금제에 대한 지원금을 61만5000원에서 40만원으로 조정했다. 이통 3사는 V50 씽큐에 대한 지원금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였다.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는 상반기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벌어졌던 지원금 상향 경쟁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시 10만원대 지원금에서 출발했던 것이 70만원까지 치솟았다.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높은 지원금을 책정했고, 기습적으로 상향하며 경쟁사 가입자를 확보하고, LTE 고객을 5G로 유치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업계에서는 기대치 수준의 5G 가입자를 모은 이통사가 비용 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달 기준 200만명을 넘어섰다. 5G 상용화 당시 연내 가입자 200만명이 목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빠른 속도다. 이통사 입자에서는 출혈경쟁을 지속할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다음달로 예정된 애플 아이폰11 마케팅에 집중할 필요성도 있다. LTE로만 출시되지만 아이폰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스마트폰으로 평가받는다. 고가요금제 이용자들도 많다. 눈앞에 놓인 신제품 마케팅에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5G 서비스 향상을 위해 투자도 지속돼야 한다. 이통사들은 가상현실(VR), 증가현실(AR)을 비롯해 클라우드 게임과 멀티뷰 등 5G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필요에 따라 중소벤처사에 투자를 하며 독자 서비스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초기에는 5G 가입자 확보를 위해 지원금 전쟁을 벌였지만, 계속된 출혈경쟁에 지원금 퍼주기를 중단한 모습"이라며 "당분간 지원금의 큰 변동 없이 서비스 경쟁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